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행복은 마음이 편한 것이다.
아무리 높은 권력과 명예에 많은 재물을 가졌다하더라도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불행하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시민이 행복하려면 도시가 살기 편해야 한다. 살기 편한 도시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다.
자연계에서는 호흡하는 모든 생명체는 불편하면 편한 곳을 찾기 마련이다. 출산율 하위권인 한국의 인구정책 문제도 이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출산율 감소 요인은 수도권과 지방 간의 인구 격차를 포함한 불균형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
탄탄한 직장이나 명문대학 유명 병의원 등 삶의 수단들이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나라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그 '과보'로 수도권은 팽창할대로 팽창해 갖가지 부작용을 부르고 있다.
가장 큰 부작용은 출산율 감소다. 불확실성 시대에 팍팍한 삶으로 자녀를 낳아 행복하게 키울 수 없는 사회적 구조는 젊은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국민의 행복지수도 세계에서 하위권에 머문다. 이런 모든 요인이 지방을 홀대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편중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율 감소나 국민행복지수 하락은 수도권과 지방 간의 불균형 격차를 줄이지 않고서는 해결하기 어렵다.
해법은 수도권과 지방을 대등하게 취급하는 '지역균형발전론'이 대안이다. 이는 '지방분권시대'의 조기 정착과 맞물려 있다. 가령 지방에도 수도권처럼 좋은 직장과 명문대학에 유명 병의원 등이 있다면 지역에 거주해야 할 시민들이 애써 복잡한 수도권까지 가서 살아야 이유가 없다.
수도권과 지방 간의 이런 음양 불균형 구조로 설마하든 '인구 절벽' 추세가 한밤 중에 눈 오듯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가의 '음양불균형' 현상은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 '음양'이 균형을 이루면 활력이 생기고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킨다. 허공에 떠도는 음과 양은 때가 되면 짝을 찾는 게 자연계의 이치다
문제는 인구가 줄면 지방 소멸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지방소멸은 국가 존립 자체를 뒤흔든다. 인구는 국가의 자산이다. 인구가 줄면 국가 자산이 그만큼 줄어든다.
출산율이 낮으면 노인들이 많아지고 젊은층이 줄어들어 역삼각형의 나라 구조를 만든다. 역삼감형 구조는 안정감보다는 불안감을 준다. 해결의 열쇠는 지역분권으로 지역 활성화 정책을 펼쳐야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수도권에 땅이나 집을 가진 기득권 세력들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 도시화로 수도권에 인구가 줄면 수도권 기득권 세력들의 땅값과 집값이 하락한다. '위정자'들은 이들의 '저항(표심)'이 두려워 '눈치'만 살피고 있어 지방분권시대의 조기 정착은 요원하다.
결국 지방분권시대는 지도자의 강력한 의지에 달린 셈이다. 행정수도 세종시 이전 때도 그랬듯이 개혁에는 늘 저항이 있었다.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는 '그릇'이 큰 정치인의 출현이 아쉽다.
홍태용 김해시장의 '자급자족 지역선순환 인구정책'이 눈길을 끈다. 그는 유난히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시장이다. 김해 인구가 김해의 '자산'이라면 김해 인구 감소는 곧 김해 자산 감소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지역인구 감소를 막고자 출산율 장려라는 거대한 '담론'보다는 기존 김해 인구의 외부 유출을 막는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그는 김해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청년들의 외지 유출을 막고자 '김해청년학교'를 운영하고자 한다. 1년 과정의 '김해청년학교'는 시 산하 출자출연기관 4곳이 참여한다. 각 산하 출연출자기관장들이 학장 역할을 맡아 해당 출자출연기관에 맞는 학과를 만들어 청년들을 지역에 머물게 한다는 게 골자다.
그러면서 시가 청년들을 위해 어떤 시책을 펼치고 있는지를 쉽게 알려주는 '인구정책종합플랫폼'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미래 인구 증가책의 잠재적 자원이다.
이들이 결혼 후 출산했을 때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와 육아 정보까지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모든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더불어 김해를 청년들이 살기좋은 '청년친화도시'를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외국인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김해에 '이민청'도 유치하고 싶어 한다. 외국인 편의 차원에서 '외국인기숙사'도 건립할 생각이다.
홍 시장이 인구 유출을 막고자 '청년 붙들기'에 공을 들이는 것은 나름 의미 있는 인구정책이다. 그가 지역 인구 유출 방지 정책에 인구유입 정책까지 병행하는 이른바 '인구 하이브리드 정책'을 펼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격의 인구정책이 될 것이다.
전제 조건으로 인구를 유입하려면 사람과 동물이 다함께 살기좋은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김해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도시 전역을 균형있게 발전시켜야 한다. 지역 간 음양의 균형을 맞추면 다양한 순기능이 발동한다.
이런 밑바탕을 토대로 그가 탄탄한 기업체와 명문 대학, 유명 병의원들까지 유치한다면 그의 인구정책은 큰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 분명하다.
김해=박석곤 기자 p235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