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지난달 26일 상정된 ‘2035전주도시기본계획일부변경(안)’이 통과됐다. 이는 19만 9600㎡(6만평)에 달하는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의 절반은 아파트 지을 수 있는 땅으로, 나머지 절반은 상업용지로 변경하는 전북자치도 행정절차이다.
회의를 개최하기 하루 전, 25일 오후 6시 회의가 연기되었다더니, 밤 10시쯤에는 이를 번복하고 다시 개최한다는 연락이 왔다. 회의는 26일 오후 2시에 열려 장장 5시간의 찬반토론을 거쳐 저녁 7시쯤 마쳤다.
㈜자광은 지난 2017년 10월 대한방직㈜과 전주시 소재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와 건물 일체에 대해서 자산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1년 후 2018년 10월 ㈜자광이 1980억원에 부지와 건물 일체를 양수하는 계약으로 계약금은 전체의 10%인 198억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2017년 신설법인 ㈜자광의 자본금은 3억원이었다. ㈜자광은 해당부지의 계약금을 IBK투자증권의 주관 하에 특정금전신탁 등으로 대출받았고, 롯데건설은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의 양도양수계약에 대한 보증과 해당 대출금에 대해서 보증을 양쪽에 섰고,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됐다.
㈜자광은 롯데건설의 보증과 대출로 마련한 자금으로 2018년 초 지역 일간지인 전북일보사의 제삼자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액면가 5억원의 주식을 45억에 인수해 전북일보사 지분 45%를 소유한 최대 주주로 등극했고, 기존 전북일보사 사주가 운영하는 우석대학교의 장수 학생수련원을 30억원에 매입했다.
롯데건설은 ㈜자광의 대출만기가 20여회 연장되는 과정에서 일관되게 보증을 제공했고, ㈜자광의 대출금은 작년 말 3750억원으로 현재에 이르렀다.
㈜자광이 우범기 전주시장과 협상하고 있는 사업계획은 해당 부지 약 45%(10만 4344㎡)에 4천세대의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분양하고, 상업용지에 복합쇼핑몰, 200실 규모 호텔, 153층(470m) 타워, 업무시설 등을 짓는 것이다.
총사업비 6조 2천억원으로 추정되는 이 사업은 막대한 개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성공하면 아파트 오피스텔만 분양해 그동안 빌린 돈 갚고, 상업지역은 빈 땅으로 남겨뒀다가 여론의 분노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면서 부동산 개발이익을 거둘 시점까지 기다리면 그만이다.
사업이 실패하면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분양받은 4천세대의 수분양자들은 부동산 등기가 나지 않아 재산권 행사도 못하고 지역사회의 우환거리가 될 것이 자명하다. 얼마 전 서울 마곡지구 개발사업에서 롯데건설의 생활형 숙박시설 르웨스트를 분양받은 8백여세대가 그랬다.
우리나라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대부분 선분양이고, 전주지역은 최근 신규 아파트 공급량이 적어 청약열기가 뜨겁다. 이런 이유로 도청, 경찰청 등을 사이에 둔 노른자위 땅에 4천세대의 아파트 오피스텔 분양은 식은 죽 먹기이다.
그러나 9만평의 복합쇼핑몰, 2만평의 호텔, 153층(470m) 타워 건설 사업은 전혀 다른 성격이다.
2017년부터 지금까지 ㈜자광이 제2금융권(저축은행, 캐피탈 등)이나 사모펀드에서 4천억원에 이르는 대출을 받은 방법은 부동산PF 과정에서 토지를 담보로 하는 브릿지론이다. 금융회사는 땅값의 한도 내에 대출해줬고, 한도를 뛰어 넘는 위험한 부분은 롯데건설의 보증으로 해결했다.
앞으로 전주시의 인허가 절차를 마치면, 위에 언급한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업시설을 짓기 위해서 부동산PF의 절차 중 새로운 대출로 본 PF를 실행하게 된다.
본 PF 대출은 브릿지론(토지담보대출)보다 훨씬 조건이 까다로워 지금과 같이 허술한 사업계획으로는 대출을 받기 힘들다. 자광이 제시한 사업계획대로 대규모 아파트와 오피스텔, 복합쇼핑몰, 호텔, 초고층 타워 등을 지을 6조 2천억원의 새로운 대출을 받지 못하면 사업은 실패하는 것이다.
글. 이문옥 전주시민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