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3일 (4)
‘과거와 달라진 증권사’ 1만피 외침 멈췄다

‘과거와 달라진 증권사’ 1만피 외침 멈췄다

승인 2026-08-08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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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코스피 눈높이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최근 급락을 단순한 가격 조정이 아니라 반도체 업황과 금리,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재평가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하면서다. 코스피 전망치뿐 아니라 개별 종목 목표주가도 잇따라 낮아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 말 8476.48에서 이날 종가 기준 6258.77로 26.16% 떨어졌다. 반도체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지난달 22.19% 급락했다. 이달 들어서도 5.10% 하락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수 급등락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낙폭 과대 인식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지만, 다음 날인 6일 곧바로 매도 사이드카가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매도 사이드카 9회, 매수 사이드카 6회 등 총 15차례 발동됐다. ​지난달보다는 변동성 강도가 다소 낮아졌지만 투자심리는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이다.

최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배경으로는 국내 반도체 대형주 투매가 지목됐다. 미국 메모리 칩 제조업체 샌디스크가 2026 회계연도 4분기(4~6월) 실적 발표에서 다음 분기인 1분기(7~9월) 매출 전망치를 103억~108억달러로 제시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급락한 샌디스크는 가이던스가 예상치보다 보수적이었다”면서 “시장은 어떻게든 차익실현의 매물 출회의 명분으로 적용하려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변동성을 일시적인 수급 불안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 5~6월 상승장을 이끌었던 인공지능(AI) 투자 기대가 흔들린 데다 채권금리 상승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증시의 적정 가치 자체를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5~6월과 같은 강한 상승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AI 투자 내러티브가 훼손된 상황이기 때문에 반도체 반등 이후에도 변동성은 여전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시각 변화는 코스피 목표치 하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변동성이 심했던 지난달 중순만 하더라도 코스피 바닥론을 펼치며 1만피(코스피 지수 1만선) 실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례로 하나증권은 2010년 이후 코스피의 역사적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9.96배를 적용할 경우 코스피가 1만145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연말 전망치를 낮추는 증권사가 잇따르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코스피 연간 목표치를 기존 1만1500포인트에서 9300포인트로 하향했다. 채권금리 상승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적정 밸류에이션을 조정한 결과다. 반도체 목표 PER도 기존 8배에서 7배로, 비반도체는 15배에서 11배로 각각 낮췄다.

신한투자증권도 코스피 하반기 목표치를 기존 1만1000포인트에서 8800포인트로 조정했다. 코스피 낙폭이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다고 보면서도 훼손된 시장 신뢰를 감안하면 이전 최고가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조정은 이익이 아니라 이익 전망에 대한 신뢰의 조정”이라며 “주당순이익(EPS)과 적정 PER, 주식시장의 컨센서스 수용률을 분리해 밴드 목표치를 3분기 8300포인트, 하반기 8800포인트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지수뿐 아니라 개별 종목에 대한 눈높이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 리포트는 총 828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상향 조정 리포트는 410건으로, ​하향 리포트가 두 배 이상 많았다. 증권사 리포트의 목표주가 하향 건수가 상향 건수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약 15개월 만이다.

특히 상승장을 주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목표주가 하향이 집중됐다. 삼성증권(-14.29%), 신한투자증권(-35.71%), 대신증권(-17.95%), 한화투자증권(-26.74%), NH투자증권(-17.07%), 키움증권(-15.38%), BNK투자증권(-20.00%) 등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낮췄다.

삼성전자 역시 삼성증권(-20.00%), 신한투자증권(-23.73%), BNK투자증권(-30.23%), 미래에셋증권(-32.73%) 등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올해 유망주로 꼽혔던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AI 관련 종목은 물론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주에서도 목표주가 하향 사례가 다수 나타났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투자의견 매도 의견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목표주가 하향 조정은 예년과 달리 많이 나타났다”며 “고점 달성 이후 코스피를 비롯해 대부분의 종목이 크게 떨어지면서 낙폭 비중과 장단기 전망에 따른 밸류에이션 조정을 반영한 결과”라고 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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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제부 이창희 기자입니다. 자본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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