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사랑시민협의회(이하 ‘협의회’)가 한화이글스로부터 지원받아 사용해 온 스카이박스를 지난 7월 돌연 반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특히 협의회의 반납 시점이 허태정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의 업무보고 요구와 감사 필요성 언급 이후였다는 점에서 반납 과정에 외부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화이글스는 “7월 1일 협의회로부터 반납 의사를 공문으로 통보받았고, 7월 3일 반납 처리를 완료했다”며 “현재 해당 스카이박스는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전사랑시민협의회는 ㈜한화이글스와의 계약에 따라 스카이박스를 ‘대전한화생명볼파크 유휴공간 지원의 건’에 따라 운영해 왔으며, 스카이박스가 특정 정치인의 사적 이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봉사단체 회원과 소외계층 등을 초청하며 공익적으로 운영됐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협의회가 돌연 스카이박스를 반납한 시점과 배경을 놓고는 의문이 제기됐다.
허태정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가 대전사랑시민협의회에 대한 업무보고를 요구하고, 협의회와 관련한 감사 필요성을 언급했던 사실이 논란의 배경이다.
박정현(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인수위원장은 지난 6월 22일 기자회견에서 “대전사랑시민협의회를 꼼꼼히 살피겠다”며 “문제에 대해 감사위원회에 감사 보고를 요청했다”고 엄포를 놓았다.
사실 박정현 인수위원장은 선거기간이 한참이던 지난 5월 대전시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이 스카이박스를 사유화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정리해서 살펴보면 현재 시민단체의 고발로 이장우 전 대전시장이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보는 시각에 따라 수사와 관련한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인수위가 민선 8기 시정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에서 협의회 관련 사항을 확인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될 수는 없겠지만, 민간단체인 대전사랑시민협의회의 스카이박스 운영과 반납 문제까지 감사 또는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면 따져 볼 문제다.
시민 몫으로 마련된 스카이박스, 왜 반납했나?
논란의 핵심은 또 있다. 대전한화생명볼파크는 총사업비 약 2045억 원이 투입된 공공체육시설이다. 이 가운데 대전시가 1348억 원, 국비 150억 원, 한화가 511억 원을 부담했다. 즉 전체 사업비의 약 75%를 대전시와 국비로 부담하고 한화이글스가 약 25%를 부담했다.
그러나 수익은 25%만 투자한 한화이글스가 25년간 관중 수입 일체(KBO와 수익 배분), 구장 사용권, (상점)임대 수익, 광고 수익, 구장 네이밍 권한 등을 갖지만 대전시의 수익은 전혀 없다.
구장 소유권은 대전시에 있지만, 운영권 및 수익 일체는 한화이글스에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시민사회에서는 공공재정이 대거 투입된 야구장인 만큼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런 의미에서 협의회가 운영하던 스카이박스 1곳은 사실상 시민과 지역사회에 제공된 최소한의 공간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공간마저 반납되고 한화이글스가 다시 판매에 나서면서 “결국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었던 혜택이 한화 구단의 수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허구연 KBO 총재의 스카이박스 이용 문제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한화이글스 관계자는 “허구연 총재(KBO)가 7월 스카이박스를 이용했으며, 그 공간이 협의회가 반납한 스카이박스인지는 확인해 보겠다”며 “어쨌든 이용료는 지불했다”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그러나 협의회가 스카이박스를 반납한 직후라는 점과 판매하고 있는 스카이박스가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해당 공간이 협의회가 사용하던 스카이박스와 같은 곳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협의회가 사용하던 유일한 공간이 반납된 직후 KBO 총재에게 제공된 것이라면 시민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따라서 한화이글스와 협의회는 스카이박스 반납 경위와 이용 현황을 투명하게 밝혀야한다.
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야구장에서 시민의 유일한 몫마저 사라지고, 그 자리를 KBO와 한화이글스의 이득으로 채웠다면 과연 누구를 위한 야구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외압인가, 자발적 반납인가”…한화·시민협의회 해명 필요
이번 논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전사랑시민협의회가 왜 스카이박스를 반납했느냐는 점이다.
협의회가 자발적으로 반납한 것이라면 반납 결정 과정과 이유를 공개하면 된다. 반대로 외부의 요구나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면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반납을 요구했는지 밝혀야 한다.
더욱이 스카이박스 논란은 이미 정치권 공방을 넘어 경찰 수사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경찰은 지난 6월 대전시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대전시가 스카이박스 운영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이장우 시장과 협의회 등이 선거와 관련해 스카이박스를 사용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시민의 세금이 상당 부분 투입된 야구장에 마련된 유일한 시민사회 몫인 스카이박스가 어떤 경위로 반납됐는지, 반납 직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판매됐는지, 허구연 KBO 총재가 이용한 스카이박스가 해당 공간과 관련이 있는지 등을 명확히 밝혀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