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19~20일과 오는 24~25일 오전·오후조가 각각 하루 4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고, 21일에는 8시간 전면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예정된 추가 파업 시간은 모두 48시간이다. 노조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이미 총 100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였다. 예정된 쟁의행위가 모두 진행되면 누적 파업 시간은 148시간에 달한다.
임금보다 어려운 ‘정년’…인력 운영 전체 흔든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지난해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비롯해 상여금 인상,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앞선 교섭에서 기본급 8만9000원 인상과 성과급 350%+1000만원, 자사주 15주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정년과 상여금, 해고자 복직 등 장기간 풀리지 않은 문제에 대해 회사가 결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현재 핵심 쟁점은 정년과 상여금,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해고자 복직 문제다”라고 설명했다.
정년 연장은 임금이나 성과급처럼 지급 규모를 조정해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사안이다. 기존 인력의 고용기간이 늘어나면 인건비뿐 아니라 인력 배치와 세대교체, 신규 채용 등 중장기 인사 전략 전반을 다시 짜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년 연장이 기업의 고정비 부담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현대차는 생산원가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인데 정년 연장은 결국 고정비를 늘릴 수 있는 요소”라며 “과거처럼 생산량을 늘리는 규모의 경제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수익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년 연장이 곧바로 청년 채용 감소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기업의 전체 고용 규모와 생산량, 신규 사업 확대 여부 등에 따라 실제 영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기존 인력의 근속기간이 늘어나면 기업으로서는 신규 채용 규모와 시기, 인력 배치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정년 연장이 단순한 복지 확대를 넘어 회사의 중장기 인력 운영과 맞물린 경영 현안으로 꼽히는 이유다.
노조는 회사의 성장 규모와 지급 여력을 감안하면 요구를 수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지부 관계자는 “상여금이 오랜 기간 사실상 제자리인 상황에서 회사는 그동안 크게 성장했다”며 “파업은 회사가 결단하면 당장이라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정년 연장이 개별 기업의 노사협상만으로 결론 내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고자 복직 역시 기존 인사 조치와 연결된 사안인 만큼 임금 인상률이나 성과급처럼 숫자를 조정하는 방식만으로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쟁점으로 꼽힌다.
결국 올해 교섭은 ‘얼마를 더 줄 것인가’를 넘어 ‘앞으로 인력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둘러싼 문제로 확장된 셈이다. 구조적인 쟁점에서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파업 강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협상 장기화의 부담은 생산 현장에서 현실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진행된 60시간가량의 파업으로 약 4만2000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후 파업까지 포함하면 현재 생산 차질 규모는 7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추가 파업까지 현실화할 경우 누적 생산 차질이 10만대를 웃돌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생산 차질에 따른 매출 감소 규모는 향후 추가 생산을 통한 만회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파업 장기화는 하반기 차량 공급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생산 중단이 이어지면 출고 일정이 밀릴 수 있고, 신차 출시 시점과 겹칠 경우 출시 초기 판매 흐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협력업체의 부담은 더욱 직접적이다. 완성차 생산은 다수의 협력사가 필요한 부품을 적시에 공급하는 구조다. 완성차 생산량이 줄면 1차 협력사부터 하위 부품업체까지 납품량과 조업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 파업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재고 부담과 현금 흐름 악화가 동시에 커질 수 있다.
이호근 교수는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어 일정 기간 생산 차질을 버틸 수 있지만 협력업체는 당장 급여 지급부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단기간에 회사가 문을 닫는 수준까지 가지 않더라도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 연구개발 투자가 위축되는 등 중장기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인 만큼 노사 모두 현재의 요구가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해야 한다”며 “파업이 반복적으로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뿐 아니라 노사관계와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