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명희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간호본부 응급간호파트 연구팀은 응급실 간호사를 대상으로 AR 기반 ‘Level-1 급속 주입기’ 교육 효과를 분석한 무작위 대조시험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MIR Medical Education’에 게재됐다.
Level-1 급속 주입기는 저혈량성 쇼크와 중증 외상, 대량 출혈 환자에게 수액이나 혈액을 빠르게 주입하는 장비다.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작해야 하지만 사용 빈도가 낮아 일상적인 임상 경험만으로 숙련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실제 장비를 활용한 반복 교육도 장비와 강사, 교육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22년부터 인공호흡기와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 등 의료기기 교육에 AR을 활용해 왔다.
연구팀은 Level-1 사용 경험이 없는 응급실 간호사 42명을 AR 교육군과 기존 교육군에 21명씩 무작위로 배정했다. AR 교육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를 착용하고 실제 장비를 조작했으며, 기존 교육군은 인쇄된 지침서를 이용해 스스로 학습했다.
AR 기기 화면에는 단계별 설명과 필요한 준비물, 장비에서 조작해야 할 위치가 홀로그램으로 표시됐다. 복잡한 단계에서는 짧은 시연 영상도 제공됐다.
처음 사용법을 익히는 데 걸린 시간은 AR 교육군이 더 길었다. 학습시간 중앙값은 AR 교육군 18.20분, 기존 교육군 8.98분이었다.
반면 교육 직후 실제 장비를 조작했을 때는 AR 교육군의 수행 속도와 정확도가 높았다. 장비 준비시간 중앙값은 AR 교육군 3.67분으로 기존 교육군 9.85분보다 62% 짧았다. 장비 준비부터 수액·혈액 주입까지 포함한 전체 수행시간도 각각 5.83분과 13.63분으로 차이를 보였다.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 장비 조작 능력의 중앙값은 AR 교육군 90점, 기존 교육군 70점이었다. 전체 조작 과정을 22단계로 나눠 평가한 결과 정확히 수행한 단계도 각각 20개와 16개로 나타났다.
수행 과정에서 다른 간호사에게 도움을 요청한 횟수의 중앙값은 AR 교육군 0회, 기존 교육군 2회였다. 자기효능감과 교육 만족도 역시 AR 교육군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한 의료기관에서 간호사 42명을 대상으로 교육 직후 수행능력을 평가한 결과다. AR 교육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는지, 실제 응급환자의 치료시간이나 임상 결과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손 교수는 “자주 사용하지 않는 중요 의료기기와 다양한 임상 상황을 AR로 반복 학습하면 의료진의 역량을 강화하고 예기치 않은 응급상황에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하드웨어의 무게와 착용 편의성 등에 한계가 있다”며 “더 가볍고 성능이 향상된 기기가 나오면 의료진 교육과 임상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