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흡연 중인 당뇨병 환자가 금연을 하게 되면 일정 기간 혈당조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 4월 29일자 온라인판에 실린 대규모 분석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을 동반한 흡연자들이 1년 이상 금연에 성공했을 때 당화혈색소(HbA1C) 수치가 도리어 증가했던 것. 이러한 현상은 금연한 후부터 3년까지 유지됐는데, 체중과는 아무런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주연구자인 Deborah Lycett 교수(영국 코벤트리대학)는 ""금연 후 나타나는 체중증가가 HbA1C 증가의 원인이라고 예상했지만, 그러한 가설을 지지할 만한 근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당뇨병 환자들이 금연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1년 이상 금연 시 HbA1C 0.21% 올라
흡연은 제2형 당뇨병 발생률을 높이는 위험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몇몇 기존 연구에 따르면 금연한지 3~5년이 경과한 이들의 당뇨병 위험도가 흡연을 지속했던 이들에 비해 높았고, 10~12년이 지난 후에는 흡연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그 외 금연 후 첫 1년간 일시적으로 당뇨병 조절이 악화된다는 소규모 코호트연구 결과도 발표된 적이 있다.
이에 Lycett 교수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금연이 혈당조절에 미치는 영향과 지속기간, 체중변화와의 관련성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이번 연구를 기획했다.
2005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영국 THIN(The Health Improvement Network) 일차진료 연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흡연자 1만 692명이 선정했으며, 최소 1년 이상의 기간동안 금연을 유지했던 3131명(29%)에 대해 보정분석을 시행했다.
그 결과 금연 성공자들의 1년 후 HbA1C 수치는 금연 전보다 평균 0.21% 증가했다(95% CI 0.17-0.25; P<0.001). 금연기간이 길어질수록 HbA1C 수치는 점차 감소했으며, 3년 시점에 이르러서야 흡연을 지속한 이들과 비슷해졌다.
이러한 HbA1C 증가를 체중감소로 중재해 보려 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Lycett 교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서 금연 이후 관찰되는 HbA1C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면서도 ""인구학적 관점에서 보면 미세혈관 합병증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결과만 가지고 당뇨병 환자들에게 금연이 해롭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경계했다.
임상적, 인구통계학적 요인들을 보정했다고는 하지만 흡연 외 생활습관과 같은 잔여 변수들 때문에 바이어스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동반사설을 작성한 Amy E. Taylor 교수(브리스톨대학) 역시 ""금연이 HbA1C를 증가시킨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당뇨병 중증도도 환자들의 금연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Lycett 교수는 ""임상의와 환자 모두 금연 직후 HbA1C 증가를 염두에 두고, 필요 시 스타틴을 포함한 고혈압, 당뇨병 치료약물을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며 ""건강상 금연의 혜택이 잠재적인 악영향을 능가한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업저버 안경진 기자 kjahn@mo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