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곤충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없앨 수 있도록 ‘형태’ 연구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2011년 1680억원 규모였던 곤충시장 규모는 2015년 3039억, 지난해 9000억원으로 2년 사이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급속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예상했던 ‘2020년 5400억 시장’을 뛰어넘는 수치다.
시장이 팽창하면서 예상치도 수정됐다. 농촌진흥청은 2020년 기준 처음 예상했던 5363억보다 네 배 많은 2조원대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중 사료, 연구, 양봉, 애완 등을 제외한 곤충식품 시장도 2015년 60억원에서 2020년 1000억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곤충을 취급하는 농가도 늘어났다. 2015년 150여개에 불과했던 식용곤충 취급 농가는 지난해 800여개로 다섯 배 가까이 증가했다.
곤충사육의 장점은 좁은 공간에서 적은 사료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같은 양의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사료의 양도 소나 돼지의 최대 10분의 1 수준이며 분뇨로 인한 토양오염 걱정도 덜 수 있다.
또 성충이 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2개월 정도로, 임신부터 출산·출하까지 10개월 가까이 걸리는 돼지보다 생산효율도 높다. 뼈와 내장 등을 제거해내면 절반 정도만이 상품화되는 소·돼지와는 달리 곤충은 성체의 90%를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식품기업인 CJ와 대상은 식용곤충식 개발과 출시를 사정권 내에 뒀다. 대상그룹 계열사 정풍은 이미 2015년부터 식용곤충연구소와 함께 연구개발을 진행해 식용곤충 성분을 넣을 수 있는 액상단백질 개발에도 성공했다. 또 해당 액상단백질을 활용한 고소애 스프 시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액상단백질은 분말과는 달리 식용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CJ제일제당은 제품 출시를 서두르기보다는 대량생산 등 연구개발에 초점 맞췄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3월 정기주총에서 식용곤충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곤충을 분말화 하거나 농축하는 등 원료로 개발해 기업 간 거래(B2B)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단위의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곤충산업 조성을 위해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해 2020년까지 200억원 이상 예산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또 예천세계곤충엑스포를 개최해 60만명 이상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은 지난달 31일 곤충 갈색거저리를 이용한 스프레드를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중국과 네덜란드 등에서 이미 식용으로 사용돼온 갈색저거리는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시 농업기술센터도 글로벌푸드와 개발한 곤충 순대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 곤충 순대에는 갈색거저리를 분말 형태로 첨가했다. 차후 순대 외에 식품 매뉴얼과 곤충활용 시제품 개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시장이 팽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만 ‘식용곤충’ 자체에 대한 개발보다는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없앨 수 있는 ‘형태’에 대한 연구가 우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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