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윤민섭 기자] 올 여름 대장정도 어느덧 반환점을 맞았다.
29일 서울 상암 e스타디움에서 펼쳐진 MVP와 bbq 올리버스의 대결을 끝으로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스플릿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
이번 라운드는 3강-4중-3약으로 요약됐다. 삼성·SKT·kt가 선두 라인을 구축했고, 롱주·아프리카·진에어는 포스트 시즌 진출을 두고 다퉜다. ‘슬로우 스타터’ 타이거즈도 막판 2승을 적립한 뒤 kt 롤스터까지 꺾어 늦여름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 MVP는 2승7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에버8과 bbq는 1승씩을 챙겼다. 승강전 직행팀은 이 셋 중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제 각 팀들은 2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 뒤 7월4일부터 9일까지 짧은 휴식기를 가진다. SKT, kt, 삼성, MVP는 대만으로 넘어가 지역대항전을 치른다. 이후 본격 레이스에 돌입,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시 치열하게 겨룬다.
1라운드 종료를 맞아 각 팀의 GOOD&BAD를 정리했다. ①편에서는 상위 3팀을 다룬다. 중위권 4팀은 ②편에서, 하위 3팀은 ③편에서 언급할 예정이다.
1. 삼성 갤럭시: 8승1패
GOOD: 전성기를 맞이한 선수들
미드·정글에 의존하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엔 전 라인이 골고루 캐리력을 뽐내고 있다. 탑 라이너 ‘큐베’ 이성진과 미드 라이너 ‘크라운’ 이민호는 각각 MVP 포인트 랭크 2, 4위에 올라있다. ‘앰비션’ 강찬용과 ‘룰러’ 박재혁 역시 200점씩을 획득한 상태다.
이중 특히 바텀 듀오의 약진이 눈에 띈다. ‘룰러’ 박재혁은 분당 9.8개의 CS를 수급, 551의 데미지(DPM, Damage Per Minute)를 가했다. 이는 ‘뱅’ 배준식과 ‘크레이머’ 하종훈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난 시즌 486을 기록, 6위에 그쳤던 것과 비교한다면 장족의 발전이다.
박재혁의 파트너 ‘코어장전’ 조용인 역시 5.3의 KDA를 기록, 서포터 중 1위에 올랐다.
BAD: 이민호의 부담을 덜어주었던 ‘하루’ 강민승의 공백
정글러가 강찬용으로 바뀌면서 삼성 특유의 초반 공세가 사라졌다. 퍼스트 블러드 획득 확률이 다소 떨어졌고(69%, 1위→61%, 2위), 첫 포탑 철거 확률도 2위(64%)에서 6위(44%)로 내려앉았다. 경기 시작 후 15분 동안 상대방보다 936골드(전체 2위)를 앞서던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330골드(4위)를 더 버는 데 만족하고 있다.
kt 롤스터에게 0대2 패배를 당한 것도 찝찝하다. 지난 시즌 준결승에 이어 5세트 연패다. 올 시즌도 포스트 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두 팀이다. kt전 비책이 필히 요구된다.
2. SK텔레콤 T1: 8승1패
GOOD: ‘블랭크’ 강선구와 ‘운타라’ 박의진의 전승 행진
박의진은 이번 시즌 11세트 전승을, 강선구는 올 해 19세트 전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강선구의 기록은 2014년 ‘무적함대’로 불리던 SKT T1 K 소속 선수들의 기록과 동률이다. 그는 만약 다음 경기를 이길 시 20세트 전승을 달성, 이 분야 신기록을 보유하게 된다.
원 주전 멤버인 ‘페이커’ 이상혁과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 역시 건재하다. 올 시즌 SKT는 이상혁에게 CS를 몰아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분당 9.5개 CS를 수급, 미드 라이너 중 1위에 올랐다. 그간 ‘저비용 고효율’의 대표주자와도 같았던 이상혁은 ‘고비용 최고효율’ 또한 가능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원거리 딜러 배준식의 활약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그는 팀에서 29.2%의 공격력을 책임지고 있으며, 동시에 597의 DPM을 기록해 두 분야 모두 원거리 딜러 1위에 올랐다.
BAD: 길어지는 ‘후니’ 허승훈과 ‘피넛’ 한왕호의 부진
지난 5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을 성공적으로 마친 두 선수였지만 리그 초반부터 메타 적응에 난항을 겪었고, 현재까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한왕호의 부진이 극심하다. 올 시즌 총 8세트 출전한 한왕호는 37.5%의 승률을 기록 중이다. KDA도 2.1에 그쳤다. 캐리형 정글러인 한왕호는 시야 장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분당 0.79개의 일반 와드와 0.13개의 비전 와드를 설치하고 있다. 이는 분당 0.94개의 일반 와드와 0.27개의 비전 와드를 설치 중인 강선구와 비교되는 수치다. 한왕호는 팀 와드 설치의 23.7%를, 강선구는 27.6%를 담당 중이다.
3. kt 롤스터: 7승3패(1라운드 7승2패)
GOOD: 컨디션을 되찾은 ‘폰’ 허원석
이번 시즌 총 22세트에 출전한 허원석은 벌써 10개 챔피언을 사용했을 정도로 넓은 챔피언 풀을 자랑 중이다. 5.9의 준수한 KDA가 증명하듯 개인 성적 또한 나쁘지 않다. 벌써 500점의 MVP 포인트를 모아 지난 시즌(400점) 기록을 뛰어넘었다.
게임당 3.3개의 킬과 517 DPM을 기록해 이 분야에서 탑 라이너 중 1위에 오른 탑 ‘스멥’ 송경호도 건재하다. 그는 뛰어난 라인전 능력을 바탕으로 미드와 바텀 라인에까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27일 SKT전이 그 대표적 예였다. 비록 경기를 지기는 했으나 kt는 2·3세트 송경호의 절묘한 순간이동 활용으로 게임 초반을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kt는 스노우볼을 굴리는 능력이 가장 뛰어난 팀이다. 평균 35분18초의 경기 기록은 진에어 그린윙스의 35분13초에 이어 2번째로 빠르다. 경기당 12.5킬(2위)을 기록하고 있으나 8.5데스(1위)만을 허용하고 있다. 아울러 가장 많은 타워를 깨고 있지만(7.9개) 가장 적은 타워(4.5개)를 잃었다.
BAD: 핵심 딜러 ‘데프트’ 김혁규의 부진
지난 시즌 590의 DPM을 기록해 팀 공격력 27.8%를 담당했던 김혁규는 올 시즌 분당 477 데미지를 적에게 가하고 있다. 이는 팀 공격력의 24.8%에 불과하다. 현재 김혁규보다 DPM이 낮은 원거리 딜러는 최하위 3팀 소속의 ‘마하’ 오현식, ‘고스트’ 장용준, ‘들’ 김들뿐이다.
지난 27일 ‘숙적’ SKT에게 2대1 패배를 당한 것 또한 뼈아프다. 2017년 SKT와 4번 붙어 단 1번도 이기지 못했다.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 1대2, 2라운드 1대2, 결승전 0대3 패배에 이어 다시 한 번 1대2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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