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각각 지난해 4월과 7월에 출범 하면서 기존 은행권에 전통적 영업방식에서 탈피하며 ‘메기’ 역할을 톡톡히 했다.
◇ 케이뱅크, 인터넷은행 출범 1년…사업 다각화 본격화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3일 오전 케이뱅크 광화문 사옥에서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설명하며 향후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원년으로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이날 초간편 해외송금 서비스,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앱 기반 간편결제, 기업 수신 상품 등을 출시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케이뱅크가 선보일 해외송금 서비스는 기존의 복잡한 해외송금 절차를 절반 이하로 간소화해 가장 대중적인 해외송금 서비스를 구현했다.
외국의 받는 고객의 계좌번호만 알면 은행명과 은행 주소는 자동으로 입력되도록 해 고객의 편의를 높이고 계좌번호 오류 등을 사전에 검증해 착오송금을 막게 했다.
해외송금 수수료는 송금액과 상관없이 업계 최저 수준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5000원 수준이니 5000원 이하로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담보대출은 인터넷은행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24시간 즉시 한도 조회와 대출 신청이 가능하고 특히 주말이나 휴일에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100% 비대면으로 필요 서류를 영업점 방문할 필요 없이 사진촬영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서류 진위여부와 권리관계 확인도 방문 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소유 아파트에 대한 LTV(담보인정비율), 신DTI(총부채상환비율) 등 전문 상담은 물론 대출 신청도 24시간 365일 언제든지 가능하다.
케이뱅크는 앱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결제원, VAN사 등을 거치지 않고, 당행 계좌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해 수수료를 최소한으로 했다.
앱투앱 결제를 기본으로 제공해 포스(POS)가 없거나,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푸드트럭 같은 곳에서도 간편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케이뱅크는 앞으로 비대면으로 법인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법인 수신 서비스도 개시해, 인터넷전문은행의 혜택을 법인도 누릴 수 있게 할 계획이다.
◇ 카카오뱅크, 전월세보증 대출․해외송금 서비스로 호응 얻어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지난달 13일 출시 49일만에 약정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대출 약정 체결액은 21억원이며, 조회 누적 건수는 10만1000건이다.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 약정 고객 연령 비중은 30~40대가 89%로이다 카카오뱅크 전체 고객 중 57.9%가 30~40대다.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을 상시 판매로 전환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품 출시 이후 지속적인 고객 유입에도 IT 운영, 서류 심사, 고객센터 등을 비롯한 전반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됐고 자체 조사 결과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판단했다”며 “대출 중단없이 바로 상시 판매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또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 대출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모바일 앱에서 보다 완결된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갈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8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카카오뱅크는 해외송금 서비스 역시 지난해 7월 출시했다.
카카오뱅크의 해외 송금 대상 국가는 미국, 유럽,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홍콩 등 22개국으로 통화는 달러, 유로, 엔 등 12종이다. 유학생 송금시 필요한 거래외국환 은행 지정도 국내 최초로 모바일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기존 해외 송금은 송금 수수료를 비롯해 전신료,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의 복잡한 비용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5000달러를 송금할 경우 최종적으로 5만~6만원, 모바일앱을 이용할 경우 4만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한다.
카카오뱅크는 5000달러 이하 송금시 총 비용은 5000원, 5000달러 초과시에는 1만원이다. 카카오뱅크는 전신료, 중개수수료, 수취수수료를 면제할 계획이다. 단, 일본, 태국, 필리핀은 금액에 관계없이 8000원이며 중개수수료와 수취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쉽고 간편한 이용방법으로 해외 송금 서비스의 편의성도 높였다. 비대면·모바일 사용을 고려해 최대한 쉬운 용어와 간단한 절차를 적용해 고객 스스로 해외 송금 신청이 가능토록 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안에 펌뱅킹 서비스를 진행 한다는 방침이다.
펌뱅킹이란 은행과 법인고객(이용기관)이 전용회선으로 연결해 각종 뱅킹업무를 처리해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보통은 법인고객이 자신의 고객들로부터 대금을 수납받거나, 자금을 지급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앱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며 “금융결제원, VAN사 등을 거치지 않고, Van/PG Less 결제 시스템을 개발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 김기식 신임 금감원장 내정에 인터넷전문은행 업계 발등에 불
김기식 전 의원이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새로 선임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김 금감원장은 참여연대 출신으로 금융권에서 소위 ‘저승사자’로 불리던 인물이다. 그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경계하며 은산분리 완화를 강경하게 반대하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금융시장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를 제한한 법으로, 현행 은행법에 따르면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10%까지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4%로 제한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1차로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의결한 이후 현재까지 2차 유상증자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20개사 주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여의치 않아서다. 심상훈 케이뱅크 행장은 “예상보다 일정이 늦어지긴 했지만 최소 1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매번 유상증자시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는데 쉽지만은 않은 상태로 은산분리 완화가 시급한건 같다. 문제는 다가 오는 6월 지방선거로 은산부리 완화 법안이 통과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 일각에선 김기식 금감원장 내정으로 은산분리완화는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