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 전자담배 규제 추진에 뿔난 흡연자들

액상 전자담배 규제 추진에 뿔난 흡연자들

"액상 담배용액 60ml 한 병당 10만 8000원 세금 불합리...니코틴 농도따라 달리 설정해야"

기사승인 2019-02-22 03:00:00

액상형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를 규제하는 방안이 추진되자 흡연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흡연자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21일 흡연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담배사업법 개정 추진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국민 2만 여명이 참여했다. 최근 국회에 합성니코틴을 사용한 유사담배에 담뱃세를 부과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데 따른 반발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이 대표 발의한 해당 개정안에는 담배의 정의를 연초 잎으로 제조된 담배 외에도 연초의 잎, 줄기와 니코틴으로 확대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는 담배사업법상 연초 잎으로 만든 담배만 규제했으나 최근 규제범위 밖에 있는 신종 담배가 잇따라 시장에 나오면서 법 개정 필요성이 대두됐다. 국내 출시를 앞둔 액상형 전자담배 쥴(JUUL)의 경우도 국내 담배법상 규제범위 밖에 있어 신규 흡연자 유입을 부추길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전자담배 규제를 반대하는 흡연자들은 일반 연초 담배가 전자담배보다 유해성이 높음에도 정부가 일괄적으로 세금을 적용해 연초담배 선택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한다.

해당 청원자는 “현행법상 1ml당 1800원 정도의 담배 세금을 액상 전자담배에 적용할 경우 국내에서 현재 많이 사용하고 있는 60ml 용액 한 병당 세금은 10만 8000원이 된다”며 “연초를 버리고 돌아간 사람들을 다시 연초로 돌아오게 하려는 정책인지 알고 싶다. 또 니코틴 농도에 관계없이 일괄적 용량에 대한 세금 적용이 맞는 정책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전자담배 말살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니코틴이 섞여있지 않은 용액은 의약외품으로 지정해 유통을 막고, 되려 니코틴이 섞여 있는 액상은 판매를 허가해주는 아이러니한 정책“이라며 ”니코틴을 줄여 니코틴 중독 질환을 치유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공중보건국은 일반담배와 전자담배를 비교 연구한 결과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 대비 95%가량 유해물질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은 일반 연초 담배의 대체제로 전자담배를 권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홍문기 한세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는 최근 금연 관련 세미나에서 "'흡연 아니면 금연'이라는 이분법보다는 단계적 금연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해외에서는 담배 성분을 포함한 제품, 담배제품의 대체물 등을 사용해 건강 손상을 최소화하는 정책 등이 추진되고 있다. 흡연자의 사망률과 유병률을 낮출 수 있는 금연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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