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재활을 포함한 재활난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큰 틀의 돌파구를 찾겠습니다.”
권범선 동국대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동국대의료원 기획처장)는 "2년 내 재활병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동국대 일산병원을 이달부터 재활의학과 소아 낮병동 운영을 중단하고, 외래진료도 일부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병원의 이번 결정으로 최소 1년 이상 대기했던 발달장애 환아 보호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내 소아재활 의료기관이 수년째 공급난에 처해있어 대체할 병원을 찾더라도 다시 1년 넘게 대기해야 한다.
병원과 권 교수가 내놓은 해결책은 ‘재활병원 건립’이다. 권 교수는 우선 “낮은 재활 수가, 의료전달체계 내 대학병원의 중증도 강화 정책 등으로 병원의 체질 개선에 직면한 상황에서 재활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낮병동 중단 이유를 전했다.
소아재활분야 낮은 수가 문제도 토로했다. 권 교수는 “재활의학 자체가 수가가 낮기로 유명하지만 소아는 성인보다도 65%나 더 적다. 6시간짜리 낮병동 하루 치료로 환자 당 병원이 받는 수가는 7~8만 원 정도에 그치는 등 환자를 보면 볼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라고 했다.
정책적 관심도 피력했다. 권 교수는 “우리 병원 낮병동은 하루 10명 정도 수용하는 공간인데 10명 치료받는 낮병동 중단으로 여러 환자들이 갈 곳이 없다고 호소하는 현실은 국가적인 문제다. 정책으로 풀어야하지 개별병원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상황에서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큰 틀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며 “현재 우리 병원의 재활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는 재활병원을 새로 건립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병원은 지난 2015년과 2017년 두 번이나 권역별 재활병원 사업에 공모한 바 있다. 모두 탈락했지만 그만큼 병원이 재활분야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 고양시와 정부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발달장애 아동들은 조기에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으면 손상된 신체기능을 회복하거나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특히 만 7세 이하 시기는 인지기능, 신체기능, 언어기능 등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치료 황금기’로 꼽힌다. 정부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치료 황금기’를 지나는 발달장애 아이들이 의료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7살짜리 소아재활 환아 보호자인 김영희씨(가명)은 “한 병원이 포기하면 다른 병원들의 대기가 늘고 치료기회는 더 줄어든다. 아기 때 치료가 평생을 좌우하는데 중요한 시기에 기다리기만 하고 있다. 지금 세 걸음 걷다 넘어지는 아이가 나중엔 걷지 못하게 될까 무섭다. 잔인한 것 같다"고 호소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