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수원FC는 “여름 이적기간 팀 전력보강 차원에서 조원희를 플레잉 코치로 영입했다”고 밝히며 “조원희 영입으로 젊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원활한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02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한 조원희는 수원 삼성을 거쳐 2008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위건 애슬래틱(잉글랜드)에 입단해 해외에 진출했다. 하지만 자신을 영입한 감독이 해임된 이후 새로운 감독 밑에서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친정팀인 수원으로 1년 간 임대 이적을 한 뒤 힘겨운 유럽 생활을 약 2년 만에 청산했다. 이후 광저우 헝다, 우한 줘얼(이상 중국)과 경남FC, 오미야 아르디자(일본), 서울 이랜드를 거쳐 수원 삼성으로 복귀했다.
수원 입단 이후 2시즌 간 조원희는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2018시즌에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급격한 노쇠화로 인해 강점이었던 활동량이 줄어들었고, 팀의 구멍으로 전락했다. 결국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나게 됐다. 몇몇 팀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는 수원을 향한 강한 충성심을 보이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조원희는 은퇴 이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갔다. JTBC 해설위원을 시작으로 축구 아카데미 설립 등 현역 생활 못지않게 바쁘게 활동했다.
특히 지난 2월 유튜브 채널인 ‘이거해조 원희형’을 개설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구자철, 염기훈, 이영표 등 전현직 프로 선수들과의 맞대결을 비롯해 ‘조차박’(손흥민, 차범근, 박지성) 패러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며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신선한 콘텐츠 뿐만 아니라, 현역 못지 않은 그의 몸 상태와 기량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조원희와의 1대1 대결에서 패한 구자철은 '왜 은퇴했냐'며 혀를 내둘렀고, 박지성과 이영표 역시 조원희를 향해 '선수 때보다 몸이 더 좋은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 조원희는 매일 같이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SNS에 공유했다.
“현역으로 돌아가도 되겠다”는 주변의 농담은 곧 현실이 됐다. 자신감을 얻은 조원희는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그의 복귀에 많은 팬들도 박수를 보냈다. K리그 내에서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온 케이스가 있으나 조원희처럼 1년이 넘는 긴 시간 휴식을 취하고 온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조원희는 수원FC 유튜브를 통해 “1년 6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복귀 하게 됐다. (인터뷰를 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많이 떨린다”며 “은퇴 후에도 선수로서 열망이 많이 남아 있었다. 몸에 대해 많이 준비를 했다. 수원FC와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현재 수원FC는 K리그2에서 7승1무2패(승점 22점)으로 리그 단독 선수를 달리고 있다. 조원희의 위대한 도전과 함께, 수원FC가 3년 만에 다시 1부리그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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