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광고하고 가상화폐로 대금을 받은 마약 판매 일당과 매수자가 대거 검거됐다. 매수자 대부분은 마약 전과가 없는 20~30대의 평범한 회사원들이었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 된 것처럼 마약 판매도 철저하게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거래되면서 우리들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경찰청은 10일, SNS로 해외‧국내 총책, 관리책, 운반책 등 마약판매 조직을 운영하면서 가상화폐를 받고 마약을 판매한 일당 5명과 매수자 14명 등 1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텔레그램에 마약 판매채널을 개설하고 인터넷 광고를 한 후 가상화폐를 받고 마약을 판매한 일당으로, 국내 총책인 20대 남‧여 B와 C는 경기도 일산에서, 관리책 D와 E는 충남에서 각각 검거하는 등 운반책 F까지 5명을 검거해 구속했다.

또 운반책을 통해 전국 177개소에 보관해둔 마약 중 판매되지 않은 117개소에서 필로폰 2.83㎏, 필로폰과 MDMA 혼합물인 속칭 ‘포도’ 1.1㎏, 케타민 505g, 엑스터시 1779정 등 10만 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101억 원 상당의 마약류를 압수했다.

특히 압수한 ‘포도’는 필로폰과 MDMA 혼합물인 분말 형태로 사이다 등 음료수에 타서 마시는 신종마약류로 국내에서는 처음 적발됐다. 환각성이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이들을 통해 마약류를 매수해 투약한 서울 10명, 광주 3명, 부산 1명 등 14명도 함께 검거해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마약 판매가 목포와 무안지역에서도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거되지 않은 해외 총책 A씨는 ‘고액 알바’ 구인광고로 국내 총책, 관리‧보관책, 운반책, 홍보책 등 역할을 분담토록 조직원을 모집했다.

국내 총책 등 5명은 A씨의 지시를 받아 국제우편으로 밀반입한 마약류를 텔레그램 등 SNS를 통해 20~30대 매수자들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보이스피싱 전과자 일부가 포함된 이들은 주급으로 150만 원을 받고 성과가 좋을 경우 인센티브까지 지급받았다. 

필리핀에 머물고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총책으로부터 국내로 공급된 마약은 국내 총책과 관리책을 통해 속칭 ‘던지기’ 선수에게 건네지고, 던지기 선수는 국내 곳곳에 마약을 숨겨두고, 광고를 보고 연락해 온 매수자들에게 현장 촬영한 사진과 좌표를 건네는 방식으로 유통됐다.

추적을 피하기 위해 마약은 CCTV가 없는 지역에 숨기고, 멀리서부터 도보로 이동했으며, 마약 판매 대금도 가상화폐로 받았고, 판매책 간에도 SNS로만 연락하는 등 비대면 방식으로 거래하는 점조직 형태로 조직을 운영했다.

가상화폐로 받은 마약 판매대금은 몇차례 다른 지갑으로 옮기는 속칭 ‘믹싱’을 통해 자금세탁도 이뤄졌다.

인터넷 마약 판매 광고를 본 전남경찰은 올 3월부터 수사에 착수, 7개월여 동안의 추적 끝에 이들을 검거했다.

전남경찰은 해외 총책 A씨가 필리핀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고, 계속 추적하고 있으며, 밀반입 마약류가 유통되지 않도록 세관 등과 공조해 상시 감시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