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영국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영국 통계청은 17일(현지시간)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7월에 비해 10.1% 급증했고 밝혔다. 이는 198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6월의 9.4%에 비해서도 올라갔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가 12.7%로 크게 오르면서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필수 소비제라고 할 수 있는 빵, 시리얼, 우유, 치즈, 계란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2008년 8월(13.2%) 이후 최대 폭으로 에너지 요금과 사룟값 등이 상승하면서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가격에도 영향을 끼쳤다.
국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추석을 한달 여 앞두고 서울·충청 등 중부권에 집중호우로 농축산물 가격이 평년보다 치솟고 있다. 유통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태풍까지 올 경우 농축산물 가격은 지금보다 더욱 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2020년 100 기준)는 108.74로 지난해 7월(102.26)보다 6.3% 상승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가 6.0%를 기록하면서 23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는데, 7월 또 다시 갱신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 이상을 기록한 건 지난 1998년 10월(7.2%)과 11월(6.8%) 이후 23년만에 있는 일이다.
7월 물가는 공업제품, 농수축산물, 개인 서비스, 전기·수도·가스 등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부문들 전체가 상승했다. 먼저 공업제품은 가공식품이 8.2%, 석유류가 35.1% 각각 오르면서 1년 전보다 8.9% 상승했다. 이 가운데 석유류 중에는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LPG(21.4%)가 모두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6.0%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그간 이어진 가뭄과 장마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12월(7.8%) 이후 최고치인 7.1% 상승률을 나타냈다.
품목별로 보면 돼지고기(9.9%), 수입 쇠고기(24.7%)가 올랐으며 채소류(25.9%)는 ▲배추(72.7%) ▲오이(73.0%) ▲상추(63.1%) ▲파(48.5%)가 각각 상승했다. 또한 공공요금이 올라가면서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15.7% 올라갔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8, 9월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데 따른 역기저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보여 8월에는 물가 오름세가 그렇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다만 추석을 앞두고 여건에 따라 농축수산물 가격이 불안을 보일 가능성이 없지 않은데, 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오름세가 크게 확대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