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태양광 산업을 축소할 기미를 보이면서 태양광 산업 업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시장이 커지면 국내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데도 정책이나 지원에 소극적인 정부 태도가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시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신재생에너지 정책 혁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고 신재생에너지 정책 전반을 강도 높게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그 중 하나로 100㎾ 이하 소형 태양광 우대 제도인 고정가격계약제도(한국형 FIT) 일몰 종료를 언급했다.
고정가격계약제도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의 안정적 수익 보장을 위해 20년간 고정으로 가격 계약을 맺는 제도로 지난 2018년에 도입됐다. 산업부는 실제 수익성이 보장됨에 따라 농어촌을 중심으로 소규모 태양광 발전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전력 계통·수급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이 제도를 폐지하는 쪽으로 경로를 설정했다. 산업부는 이 제도를 5년 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던 만큼, 이번주 중 일몰 종료를 위한 의견 수렴 절차를 행정 예고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 보호 장치를 없애는 것이 시장의 급속한 위축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향후 지원책이 전부 끊기는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우식 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한국형 FIT 종료를 시작으로 정부가 태양광 산업에 완전히 손을 놓을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안그래도 현 정부가 들어온 이후 15개월이 지났지만 태양광 관련 산업 정책이 하나도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곤란한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태양광 정책에 소극적인 나라는 없다”고 주장했다.
정 부회장은 “산업은 때를 놓지면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025년 까지가 세계 태양광 산업 서열 순위가 정해지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10년 즈음 중국이 태양광 시장을 무섭게 키워 나갈 때도 한국은 꾸준히 성장하며 업계에서 살아남았다”며 “현재 미국이나 유럽이 태양광 산업에 투자하는 규모의 반만 지원을 해 줘도 금방 중국을 따라잡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 부회장은 태양광 산업의 수익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기업 한화큐셀만 하더라도 지난해 수출 매출이 5조 가까이 된다”며 “태양광은 정부에서 조금만 지원해 줘도 10조 이상은 거뜬히 국내에 수익을 가져올 수 있는 사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태양광 산업 지원이 국내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데도 정부에서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태양광 사업을 진행 중인 기업 관계자 A씨도 “태양광은 수익·경제성이 충분한 산업”이라며 “태양광발전 효율과 경제성은 매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태양광 발전 보조금 부정 수급 사례가 나와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며 “부정 수급 사례 등의 문제는 엄격하게 조치해야 하지만, 그와 별개로 태양광 산업 지원은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