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23일 공개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보고서에서도 원안 노선의 종점부(양서면) 위치가 적절하지 않아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보고서에서 예타를 맡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노선 검토와 관련해 기술적 문제와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타는 기획재정부 의뢰로 KDI가 지난 2019년 3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약 2년간 수행했고, 지난 2021년 5월 발표됐다.
보고서는 주요 쟁점 중 하나로 종점부의 ‘양평 분기점(JCT) 계획 적정성’을 들었다. 양평 분기점은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화도-양평 구간의 양서터널과 매봉터널 사이 구간을 지나는 교량(중촌교)에 접속하도록 설계됐다. 보고서에는 “이에 교량을 확장하며 도로를 붙이는 것이 가능할지 기술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곤란한 경우 접속 방안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촌교 주변에 주택이 산재한 점을 짚으며 분기점 설치 시 주거지 침해 관련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원안에서 제시된 양서면 종점을 관철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타당성 조사 과정에 들어서야 대안을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날 건설 계획 단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약 7년에 걸친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해명에도 해당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해소되지 않자, 직접 자료를 공개해 국민에게 검증을 받겠다는 것이다.
자료는 △종합 설명 △서울-양평 고속도로의 시작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검토 과정 △전략환경영향평가·노선의 공개 등 4가지로, 총 55건이다.
자료의 3분의 2가량(37건)은 노선 검토와 관련해 예타 이후 타당성 조사 수행 과정을 비롯해 관계기관과의 협의,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대안이 마련되는 과정을 담았다.
여기에는 타당성 조사를 맡은 설계업체(경동엔지니어링·동해기술종합공사)가 지난해 5월 타당성 조사 착수보고회에서 강상면(종점) 대안 노선 검토를 제시한 점, 지난해 7월 양평군·하남시 등 관계기관과의 1차 협의, 2개월 뒤 노선별 교통 수요 비교 과정 등의 자료가 포함됐다.
또 지난해 10월 원안과 대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자문 과정·결과 자료도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검토안(대안)이 예타안(원안)보다 지역균형 발전 등 측면에서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국토부의 타당성 조사 중간보고, 올해 1월 관계기관과의 2차 협의 등을 거쳐 2∼3월에 양평군·광주시 등의 협의 의견을 바탕으로 대안을 마련한 것과 관련한 자료도 공개됐다. 올해 2월 전략환경영향평가협의회의 심의부터 지난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이 공개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자료 역시 공개 대상에 포함됐다.
국토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국민들에게 가장 좋은 노선을 찾아가는 단계에 있었으나, 이달 초 사실무근의 괴담으로 중단됐다”며 “의혹을 해소하고 국민들께 직접 검증받기 위해 개인 신상에 관련된 내용을 제외한 그간의 자료를 전례 없이 모두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속도로 사업이 소모적인 정쟁의 대상에서 벗어나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관련한 질문을 온라인으로 모아 직접 답변할 예정이다. 질문 접수를 시작한 지난 21일부터 국토부 누리집 양방향 소통 플랫폼 ‘온통광장’에는 현재까지 총 30건의 질문 등 게시글이 올라왔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