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베이징법인과 총칭법인을 매각한다.
중국 정부가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한국 기업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하면서 현대차·기아의 중국 내 실적 저조가 이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5일 현대제철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매각 예정 자산으로 중국 법인이 '현대스틸 베이징 프로세', '현대스틸 충칭'을 공시했다. 두 중국 법인의 사업보고서상 자산 규모는 824억8300만원이다.
현대제철은 이들 법인의 매각을 위해 잠재 매수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매각 실사 작업에 착수했다. 두 법인의 부동산과 지분 등에 관한 구체적인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대제철의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은 국내에서 들여온 자동차 강판을 재가공해 현대차·기아의 베이징 공장과 충칭 공장에 납품하기 위해 각각 지난 2002년, 2015년 설립됐다.
그러나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등 한국 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가 본격화하고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인한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위기 상황이 최근까지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 내 현대차·기아의 판매 실적이 저조하면서 현대제철의 중국 법인도 정리키로 한 것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지난해 매출액은 2016년에 비해 75.7% 급감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 법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80.8% 떨어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중국 법인들은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을 재단해 중국 공장에 공급해주는 전진기지 같은 곳들”이라며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가 둔화하면서 현대제철도 중국 내 중복 사업을 정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