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으로 디젤유 분야가 국제 에너지 시장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디젤유 가격이 지난 5월 이후 40% 이상 올랐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은 석유 수출국들의 자원 카르텔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이 원유 추가 감산에 들어간 시점이다.
휘발유는 디젤유보다 사우디 등의 원유 감산에 상대적으로 작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미국의 갤런(3.8L) 당 디젤유 평균 가격은 42센트 올랐지만, 휘발유 평균 가격은 7센트 오르는 데 그쳤다.
감산 결정을 주도한 사우디나 러시아산 원유는 휘발유 시장보다 디젤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는 뜻이다. 이는 정유업체들이 디젤유 생산 원료로 주로 사우디나 러시아산 원유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북해 브렌트유나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를 사용해 디젤유를 만들 경우 사우디나 러시아산 원유에 비해 생산량이 줄어든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셸의 경우 네덜란드에서 운영하는 유럽 최대의 정유시설에서 러시아산 원유로 디젤유를 생산했다.
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원료를 러시아산 원유에서 사우디산 원유로 변경했다. 최근 OPEC 등의 감산에 대응하기 위해 브렌트유나 WTI 사용 비율을 높였으나 생산 효율이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 투자은행 SEB의 상품분야 최고 애널리스트인 비얀 셀드롭은 “유럽은 1년 이상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끊긴 상황에 적응해왔지만, 디젤유에 대해선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은 디젤엔진 자동차의 비율이 40%를 넘는 등 디젤에 대한 수요가 많다. 이에 소비자들도 직접적인 충격을 받고 있다. 주로 대형 트럭과 기차 연료로 디젤유가 사용되는 미국에서는 소비자에 대한 직접적인 충격은 덜하지만, 디젤유 가격 상승은 물류비용 증가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도 피해를 보게 된다는 설명이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