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와 코레일(한국철도공사) 등 14개 재무위험 공공기관이 올해 7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11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 계획’에 따르면 14개 재무위험 공공기관은 올해 6조717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재무 구조 전반이 취약해 정부가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재무위험 기관 14곳 가운데 9개 기관이 올해 당기순손실을 보는 셈이다.
가장 큰 폭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 기관은 한전이었다. 국제 에너지 가격과 발전사의 전력 도매가격(SMP) 급등에 따른 영업 적자로 재무위기에 봉착했다는 게 한전의 자체 평가다. 한전은 지난해(-25조2977억원)에 이어 올해 -6조4193억원, 내년 -17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2025년 흑자로 전환 가능성을 내다봤으나, 환율과 에너지 가격이 각각 5%·10% 오르는 부정적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2027년까지 매년 적자가 지속되고 당장 내년부터 사채 한도를 넘기게 된다. 한전은 연내 한전법 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 가운데 서부발전(-1058억원), 남부발전(-546억원), 남동발전(-406억원)도 올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레일은 올해 -3929억원, 내년 -53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료 인상, 코로나19 이후 운송 부문 수요 회복 지연, 금리 인상과 역세권 개발 지연 등에 따른 이자 비용 증대 등이 재무 악화 요인으로 꼽혔다.
그 밖에 한국지역난방공사(-2246억원), 대한석탄공사(-1499억원), 한국석유공사(-982억원), 한국수력원자력(-206억원)도 올해 당기순손실을 예고했다.
올해 적자를 예고한 9개 기관 중 내년에도 당기순이익이 적자일 것으로 예상한 기관은 한전, 한국석탄공사, 코레일 등 3곳이다.
대부분의 재무위험 기관은 영업이익을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올해 1 미만일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해 번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전(-2.6배), 남동발전(-0.2배), 남부발전(0.3배), 동서발전(0.1배), 서부발전(-0.2배), 중부발전(0.5배), 한국수력원자력(0.8배), 한국지역난방공사(-1.7배), LH(0.3배), 광해광업공단(-0.6배), 대한석탄공사(-1.3배), 코레일(-0.6배) 등 12곳의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었고 한국석유공사(1.8배)와 한국가스공사(1.3배)만 1을 웃돌았다.
이들 기관의 2022∼2026년 재정 건전화 목표도 작년 발표한 34조1000억원에서 42조2000억원으로 8조1000억원 확대·수정했다. 정부는 자산 매각, 사업 조정, 경영 효율화, 수익 확대,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재무위험 기관의 재정 건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