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에서 채용하는 외·내부 인사 개방형직위 팀장직에 대부분 내부 인력이 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채용 공정성이 의심되는 상황이지만 공사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 채용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4일 관광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2016년부터 △안전경영팀장 △디지털콘텐츠팀장 △관광기업창업팀장 △윤리법무팀장을 개방형직위로 운영하며 대내외 공모를 통해 팀장직을 채용해 왔다.
공사가 개방형직위 공모를 진행하는 이유는 해당 분야의 전문 자격을 갖춘 사람을 뽑기 위해서다. 공사가 제시한 개방형직위 공모 요건은 △관광 혹은 경영 관련 석사 이상 학위 소지자 중 관광, 경영, 혹은 창업 관련 업무 수행경력이 10년 이상인 자 △관광, 경영, 혹은 창업 관련업무 수행경력이 10년 이상인 학사학위 소지자 중 관리자 경력이 3년 이상인 자 △관광 관련 업무 수행경력이 15년 이상인 자 중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한국관광공사 직원도 공모가 가능하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를 채용했던 안전경영팀장과 윤리법무팀장과는 다르게 디지털콘텐츠 팀장과 관광기업창업팀장은 대부분 내부 인사로 운영되고 있다. 디지털콘텐츠팀장은 2021년 개방형직위 팀장직을 공모했지만 내부 직원을 임용했고, 현재까지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관광창업기업팀장은 2018년 이후 올해까지 세 차례 공모를 냈다. 그러나 모두 내부 인사로 채워졌다. 공사는 관광기업창업팀장 자리에 대해 2016년 개방형직위 공고를 처음 냈다. 그러나 당시 채용된 외부 인사는 임기를 끝까지 채우지 못했다. 당시 2년 계약으로 채용된 팀장은 내부 사정이라는 이유로 1년이 지난 후 보직이 이동됐다.
이와 관련해 공사 내부 관계자는 “공사가 가진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에 외부 인사들이 적응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래서인지 공사가 내부 직원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사는 당시 팀장의 보직 이동 사유에 대해서는 “공사 자체가 순환근무직이기도 하고, 당시 인사 이동과 팀 내 업무 분장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보직이 이동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개방형직위로 채용된 관광창업기업팀장 내부 인사 세 명 중 임기 중 보직이 이동되거나 그만둔 사례는 없다.
채용 공정성이 의심되는 상황이지만, 공사는 개방형직위 채용 과정에서 내부 인사를 선호하거나 공정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공사 관계자는 “내부의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정하게 임명을 해 왔다”며 “결과적으로는 개방형직위에 내부 인사가 여러 번 채용된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공사가 내부 인원을 염두에 두고 채용한 것은 절대로 아니”라고 밝혔다.
공사 감사실 관계자도 “개방형직위를 채용할 때는 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 심사위원 등을 함께 선임해서 심사한다”며 “현재 개방형직위 채용 관련해서 감사실에 접수된 내용이나 발견된 정황은 따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