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이 영업손실 1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건설 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 실적까지 감소한 가운데 실적 발표를 앞둔 DL이앤씨, 대우건설, GS건설의 분위기도 밝지만은 않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건설사들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이 이달 초 실적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모두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먼저 대우건설의 경우 40%대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3571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46.11%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액 컨센서스도 10조4421억원으로 10.35% 감소가 예상됐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보다 주택업체로서 강한 존재감이 원인”이라며 “탄핵정국과 고금리·대출규제로 주택업황 부진이 지속될 경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GS건설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지난해 적자에 따른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여전히 부진한 실적이다. GS건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179억원이다. 앞서 GS건설은 2023년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손실로 영업손실 3879억원을 낸 바 있다. 이에 따라 흑자전환하지만 2022년 영업이익 5548억원과 비교하면 42.7%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2022년 수준까지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장윤석 유안타증권연구원은 “GS건설의 올해 매출액은 12조7000억원으로 1%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36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상승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단 “자회사 GS이니마 매각 여부에 따라 재무구조 변동에 대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DL이앤씨도 10%대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DL이앤씨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717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7.8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나마 매출액 컨센서스는 8조909억원으로 1.25% 성장이 기대된다.
현대·삼성도 줄줄이 실적 감소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업계 선도 건설사들은 이미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현대건설은 23년 만에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지난해 1조2209억원의 영업적자(이하 연결기준)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2조69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은 7364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의 적자에는 4분기 손실이 컸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4% 감소해 7조271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한 -1조7334억원이다. 현대건설의 영업손실은 연결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의 대규모 손실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프로젝트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 18조6550억원, 영업이익 1조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3.2% 줄어든 성적이다. 4분기 매출액은 3조6740억원, 영업이익 145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4조6780억원) 대비 21.4%(1조40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1350억원) 대비 7.4%(100억원) 늘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실적 감소를 피해가지 못 했다. HDC현산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조2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올랐지만 영업이익 1846억원으로 5.5% 감소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4분기 매출액은 1조1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6.1% 줄어든 41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장윤석 유안타증권연구원은 “(건설)업종 전반적인 외형성장 둔화가 감지되는 가운데 기업 개별적인 원가율 점검, 준공정산비용 반영, 매출채권 상각 등 비용 증가 요인이 발현되며 부진한 수익성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 중인 2021~2022년 착공 현장의 준공에 따른 믹스 개선이 이루어지며 구조적 마진 정상화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