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최약체 카타르와의 경기를 패배로 마무리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이 유력시되고 있다. 자진 사퇴이거나 해임이거나 둘 중 하나다.
‘경질 최후 방어선’이 무너졌다. 지난 3월28일 시리아와의 7차전 홈경기에서도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경질설에 시달린 슈틸리케였다. 그는 가까스로 재신임을 받아 그라운드에 올랐다. 마침 경쟁팀인 우즈베키스탄이 이란 원정전에서 패했다. 카타르전을 승리할 경우 본선행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분위기가 좋게 흘러갔다. 이기기만 하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 그러나 기회의 땅에서 위기를 만들었다. 이번 경기 패배로 우즈벡과의 승점 차이가 1점으로 유지됐다. 남은 경기가 원채 험난하다. 이란과 홈경기를 치른 뒤 경쟁상대인 우즈벡 원정전을 떠나야한다. 사실상 마지막 경기가 2위 결정전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동 원정이라는 점에서 결코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경질설이 거칠게 뿜어져나오고 있다. 좋은 멤버를 보유하고도 경기력이 형편없다.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의 꿈이 이제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됐다. 자연히 팀을 이끈 감독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한국 축구에 진짜 위기가 찾아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미만(U-20)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6강 포르투갈전에서 1대3으로 무너졌다. 홈에서 치른 경기였지만 당초 선수 스쿼드나 경기력에서 될 싸움이 아니었다. 인프라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불행한 대회였다.
프로축구 상황도 그리 녹녹치 않다. K리그 마지막 희망이었던 제주유나이티드가 지난달 31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16강 우라와 레즈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탈락의 쓴 잔을 들었다. 앞선 조별리그에선 서울, 수원, 울산이 동반 탈락한 탓에 8강에 K리그 소속으로는 단 한 팀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씁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됐다. 2009년 대회 개편 이후 8강에 K리그 팀이 진출하지 못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 맹주를 자처했던 K리그로서 매우 씁쓸한 결말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이후를 생각할 때다. 일단은 대행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새 감독이 곧장 부임해서 자신의 철학을 2경기 동안 녹여내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에 먹구름이 꼈다. 만약 월드컵 본선행마저 좌절될 경우 한국축구는 역사상 최악의 한 해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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