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7일 옥포조선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으로 상황이 급박하다며 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
박 사장은 "2015년 경영 위기로 생사의 중대기로에 서 있을 때 정부, 대주주를 포함한 채권단의 도움(4.2조원의 자금지원, 채무 재조정 등)으로 회생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회사는 2018년 흑자 전환, 3년(2018-2020년) 연속 영업이익을 실현했다"며 "최근 수많은 난관이 있지만 선가가 좋은 LNG선을 중심으로 3년치 물량을 확보한 만큼 재도약을 위한 환경이 조성됐고 오랜만에 찾아온 조선 호황,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지역 및 국가 경제 활성화 기여 등의 기회가 일부 계층의 생산 중단 등 불법 파업으로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2만명 구성원의 절박한 심정을 담아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 년동안 이어져온 조선업 불황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동안 연 평균 46억달러어치를 수주했고 그 결과 지난해 매출액은 4.5조원에도 못 미쳤고 극 저부하에 따라 회사 뿐만 아니라 전 구성원들이 일감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여기에 대해 강재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선박 계약해지, 생산 인력 절대 부족과 수급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축 등 동시 다발적으로 악재가 발생하는 퍼펙트 스톰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이 같은 대외 악재 영향으로 경영실적은 고스란히 받아 특히 강재가 급등(2021년 65만원→110만원)에 따라 지난해에는 1.7조원의 대규모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도 강재가 추가 상승에 따라 470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 또한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연속적인 대규모 손실을 기록함으로써 올 1분기 말 기준 523%에 육박했고 건조 자금은 크게 증가하는데 비해 인도 대금은 감소해 유동성 부족도 현실화되고 있다.
숱한 부정적 환경이지만 다행히 지난해 연말부터 LNG선을 중심으로 선박 발주시장이 살아났고 올들어 현재까지 26척 59.3억달러를 수주(달성률 66.4%)하며 3년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했다.
생산물량 부족 문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선가가 좋은 LNG선을 중심으로 수주한 만큼 향후 흑자 전환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가졌고 생존을 넘어 경영정상화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박 사장은 "위중한 전환기에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불법파업을 강행했고 그 과정에서 직원 폭행, 에어 호스 절단, 작업자 진입 방해, 고소차 운행 방해, 1도크 점거, 물류 적치장 봉쇄 등의 무법적 행위를 자행했다"며 "건조중인 선박 위에서 고공 농성 등을 하며 6월18일 예정된 1도크 진수를 막아섰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1도크에서 건조 중인 호선은 모두 4척으로 인도가 무기한 연기되고 있고 내업에서 외업으로 넘어가는 재공재고 블록이 증가하면서 내업 공정도 조만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2도크와 플로팅 도크 또한 인도 4주 지연, 안벽에 계류된 일부 선박들도 1-3주 인도 지연 영향을 받고 있다"고 피해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수 지연은 하루에 매출 감소 260여억원, 고정비 손실 60여억원이 발생되고 매출과 고정비 손실만 6월 말까지 2800여억 원이 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LD(인도 일정 미준수로 인한 지체보상금)까지 감안하면 공정 지연 영향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이고 문제는 1도크 진수를 언제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며 더욱 심각한 것은 조선소의 심장인 도크가 폐쇄됨에 따라 선후 공정인 선행, 가공, 조립, 의장, 도장 등 전 공정의 생산량을 조정할 수밖에 없어 사내 직영 및 협력사 2만명, 사외 생산협력사 및 기자재 협력사에 소속된 8만 명 등 총 10만 여명의 생계 또한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6일 공종별 부하에 따라 O/T와 특근 조정, 야간 작업 중단 등의 생산 일정 조정을 발표했고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주간 근무시간 축소도 불가피해 임원들은 24시간 비상 체제를 가동하며 현 위기 해소에 앞장서기로 했다.
거제=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