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일에도 표밭 갈기 분주, 교회로 시장으로 유권자 찾아
- 여론조사 두 후보 격차 좁혀진 가운데 주민 의견도 '반반'
- 한강벨트서 서울 민심 바로미터 ‘박빙’
휴일인 24일에도 후보들은 유권자를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교회와 성당 등 종교시설과 거리와 전통시장, 행사장 곳곳을 누비며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표밭 갈기에 분주했다.
총선을 보름 가량 앞두고 서울의 대표적 격전지 중 하나인 동작을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류삼영 후보와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지역 곳곳을 누비며 소중한 한표를 호소하고 있다.
흑석동·상도1동·사당1~5동으로 이뤄진 동작을은 민심이 어느 정당에 치우치지 않은 ‘스윙보터 지역’이다. 4·10 총선 최대 격전지인 '한강 벨트'에 속한 서울 동작을은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도 불린다. 1987년 민주화 이후 9번의 선거에서 보수정당이 4차례, 진보정당이 5차례 승리를 거뒀다. 특정 정당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는 특성 탓에 선거 때마다 수도권 전체 판세를 가르는 주요 격전지 역할을 해왔다.
지난 총선에선 민주당 전략공천을 받은 이수진 후보가 52.1%를 얻어 나경원 미래통합당 후보(45%)를 7.1%포인트(p) 차이로 이겼다. 4년 전 패배를 딛고 설욕전에 나선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는 동작을을 야당에 내줬던 기간을 '멈춘 4년'이라고 비판하며 "이제는 일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달라"고 주장한다.
나 후보는 이번 총선의 주요 공약으로 이수과천 복합터널 조기 완공/ 사당로 확장/ 남성역 출입구 연장 등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교통과 함께 내세운 또 다른 공약은 '교육'이다. 나 후보는 과학중점학교/ 학군조정/ IB프로그램 도입/ 학원가 유치 등이 중점 공약이다.
나 후보는 2002년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해 올해로 23년 차를 맞는 중진이다. 2018년 보수정당 최초로 여성 원내대표로 선출돼 정치적 체급을 키웠고 이번 총선에서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서 수도권 선거를 지휘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여당 후보에 맞서는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며 민주당 연승을 노리고 있다. 비록 초선에 도전하는 정치 신인이지만 윤석열 정부가 추진한 경찰국 설치 반대를 주도했던 인물인 만큼 '투사'의 이미지를 살려 거물급 정치인을 상대하겠다는 각오다.
인지도가 낮은 류 후보는 휴일에도 거리와 시장을 돌며 유권자의 손을 잡고 민심을 귀담아 들었다. 보름 앞으로 선거에서 '사즉생 생즉사'의 자세로 임하겠다는 류 후보는 "대의와 명분을 가지고 목숨을 걸고 싸우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1호 공약은 ‘안전 동작’이다. 그는 “경찰 출신인 저만이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다. 침수 등 재난 피해가 없는 동작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당·이수·남성 역세권 상업벨트 확대, 흑석 수변 공원 조성 및 수변으로 지하 연결통로 개설 등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강남 4구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이 적지 않은 만큼 교육 공약은 흑석동 신설 고등학교 개교를 약속했다.
‘한강벨트’ 중에서도 막판까지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대표적 접전지인 동작을은 선거 초반에는 나 후보가 10% 이상 앞섰지만 현재는 박빙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앙대학교 앞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고 김 모 씨는 “이번에는 힘을 모아 현 정권을 심판해야 해서 기호1번 류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비록 류 후보가 동작에 연고도 없고 신인이지만 열심히 하면 승리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남성역골목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정 모 씨는 “나 후보는 지난 번 선거에서 패한 이후 열심히 지역을 찾아다니며 주민의 어려운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면서 “지역을 잘 알고 정부에서도 힘을 발휘 할 수 있는 나 전 의원을 선택하고 현 정권도 지지한다”고 말했다.
동작을은 총선 때마다 민심이 어느 한쪽에 기울지 않기로 유명한 곳이다. 1988년 총선 이후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정당 후보가 나누어 승리했다. 2008년 정몽준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탈환한 이후 보수정당의 장기 집권이 이어졌지만 2020년 21대 총선에서 지역 터줏대감이던 나경원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의 정치 신인 이수진 후보에게 패배했다. ‘와신상담’ 4년 만에 설욕전에 나선 나 후보는 일찌감치 바닥 민심을 훓트며 지역구 탈환은 물론 5선 고지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 이수진 의원을 컷오프하고 경찰 출신의 ‘영입인재 3호’ 류삼영 후보를 단수공천하면서 다시한번 여당 중진과 야당 신인 간의 물러설 수 없는한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