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4일 (5)
최태원도 사고 월가도 “저평가”…SK하이닉스 저점론 확산

최태원도 사고 월가도 “저평가”…SK하이닉스 저점론 확산

美반도체주 급등+최 회장, 첫 장내매수까지 ‘투심 회복’
UBS “ADR 여전히 저평가”…증권가 “결국 펀더멘털이 관건”

승인 2026-07-31 10:21:53 수정 2026-07-31 16: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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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주가추이.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SK하이닉스 주가추이. 그래픽=한지영 디자이너

SK하이닉스가 급반등하고 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기대에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등한 데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첫 개인 명의 장내매수와 국내외 증권가의 잇따른 저평가 분석까지 더해지면서 최근 급락했던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사상최고가 경신 이후 한달여 만에 55% 가량 하락한 만큼 이번 반등이 추세 전환의 신호탄이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3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오전 10시13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7.84% 급등한 169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291만9000원)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며 전날 132만2000원에 마감했다. 한 달여 동안 주가가 약 55% 하락한 셈이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등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최근 불거졌던 ‘AI 투자 둔화’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마이크론과 AMD, 램리서치 등이 두 자릿수 상승했고 SK하이닉스 ADR도 16% 가까이 급등했다.

투자심리를 자극한 또다른 직접적인 요인은 최태원 회장의 ‘깜짝 매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30일 장내에서 SK하이닉스 보통주 3620주를 매입했다. 종가 기준 약 47억9000만원 규모다. SK하이닉스 상장 이후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회사 주식을 직접 보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최대주주인 SK스퀘어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수를 단순한 지분 확대보다 최근 급락한 주가가 기업가치 대비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오너의 판단이 반영된 상징적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AI 메모리 시장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상헌 iM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 회장은 상법상 SK하이닉스 이사회 구성원은 아니지만, SK그룹 총수로서 최근 급락한 주가에 대해 ‘현재 가격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 개선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펀더멘털이 주가를 결정한다”며 “오늘 상승에는 최 회장의 장내매수도 일부 영향을 미쳤겠지만, 간밤 미국 시장에서 AI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등한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도 SK하이닉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UBS는 30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 ADR에 대해 ‘매수(Buy)’ 의견과 목표주가 204달러를 제시했다. 이날 SK하이닉스 ADR 종가 149달러 대비 약 36.9% 높은 수준이다. UBS는 현재 주가가 구조적으로 높아진 메모리 수익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가 역시 최근 주가 조정을 펀더멘털 악화보다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HBM4 출하 확대와 AI 인프라 투자 지속, 제한적인 메모리 공급 등을 근거로 중장기 업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의 주요 원인은 메모리 공급자와 구매자의 문제가 아니라 메모리 구매자와 자금 공급자 사이의 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였다”며 “AI 인프라 투자가 국가 단위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둔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주요 업체들의 실적 발표를 통해 내년 메모리 공급 부족은 올해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SK하이닉스에 대한 ‘Strong Buy’와 목표주가 370만원을 유지했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주가의 방향성은 결국 실적으로 확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미국 시장의 반도체 랠리와 최 회장의 첫 장내매수, 국내외 증권가의 저평가 분석이 맞물리며 투자심리는 회복되고 있지만, 추세적인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AI 투자 사이클과 메모리 업황, 주주환원 정책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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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영 기자
자본시장을 들여다보는게 재미있습니다. 이 재미를 함께 나누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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