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4일 (5)
공정위, 76조 국고채 담합 정조준…정부 상대 입찰에 무슨 일이

공정위, 76조 국고채 담합 정조준…정부 상대 입찰에 무슨 일이

과징금 최대 15조원대…확정 땐 역대 최대
‘정부 돈 빌리는 시장’ 경쟁훼손 여부 핵심

승인 2026-08-06 15: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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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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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입찰 담합 의혹이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공정위 심사관은 약 76조2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입찰이 담합의 영향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법정 최고 부과기준율인 20%를 단순 적용하면 과징금이 약 15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 같은 과징금이 부과되면 공정위 사상 최대 규모다.

다만 구체적인 과징금과 법 위반 여부는 전원회의에서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사건의 중요성에 비해 일반 국민에게는 국고채와 국고채 전문딜러(PD) 제도가 낯설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과 의미를 6일 공정위가 가진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 설명 브리핑’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무엇인가
▶정부가 국고채를 발행할 때 금융회사들이 경쟁을 통해 제시해야 할 응찰금리 등 입찰정보를 사전에 교환하거나 입찰을 합의했는지가 핵심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국고채 전문딜러(PD) 15개사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 6개월 동안 입찰담합과 정보교환 담합을 했다고 판단했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는 약 76조2000억원으로 파악했다.

심사관은 이러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과 정보교환담합을 금지한 규정을 위반한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 및 관련 임직원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의 의견으로, 전원회의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는다.

-국고채는 재정경제부가 관리하는데 왜 공정위가 조사하나
▶공정위가 조사하는 대상은 국고채 자체가 아니라 입찰 과정에서 발생한 경쟁 제한 행위다.

국고채는 대부분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된다. 정부가 지정한 PD에만 입찰 참여 자격이 주어진다. PD들은 입찰 과정에서 서로 경쟁해야 한다. 이들이 응찰금리 등 민감한 정보를 미리 주고받거나 입찰 방식을 합의했다면 공정거래법상 입찰담합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심사관 판단이다.

공정위는 업계에서 이뤄지는 관행적 소통 수준을 넘어 응찰금리 등에 관한 구체적이고 빈번한 연락과 정보교환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왜 중요한가
▶국고채 금리는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을 결정할 뿐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의 금리 흐름을 보여주는 기준 역할을 한다.

국고채는 채권 가운데 거래가 가장 활발하고 시장금리를 민감하게 반영해 시중 자금사정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따라서 국고채 금리는 은행채와 회사채 등 다른 채권금리에도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결정되는 시장금리는 금융회사의 자금조달 비용과 대출금리에도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국고채 금리만으로 소비자의 대출금리가 직접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담합이 최종 인정될 경우 일부 금융회사의 법 위반을 넘어 국고채 입찰의 가격발견 기능과 시장 신뢰가 훼손됐는지가 쟁점이 된다.

공정위 심사관은 담합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구체적인 영향과 낙찰금리 왜곡 정도는 전원회의가 심의해 판단할 사안이라며 공개하지 않았다.

-PD 제도 자체가 문제라는 뜻인가
▶공정위는 PD 제도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PD는 재정부가 일정 요건을 갖춘 금융회사에 부여하는 자격이다.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받는 대신 유통시장에서 호가를 제시하는 등 시장조성 의무도 부담한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이 국고채 운영체계의 구조적 취약점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며 일부 PD가 제도의 취지와 달리 은밀하게 담합한 행위를 문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부가 지정한 PD들의 담합이 약 3년 6개월간 이어졌다는 심사관 판단이 최종 인정될 경우, 재경부의 입찰 감시와 PD 관리체계가 충분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도 책임 있나
▶공정위는 재경부를 공정거래법상 제재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공정위는 재경부가 국고채 입찰을 운영하는 주체로서 오히려 피해자에 해당할 수 있어 제재 대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조사 초기부터 재경부로부터 국고채 입찰자료를 제공받으며 소통해 왔다고도 밝혔다.

재경부도 입찰담합을 방지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정위와 같은 입장이다. 재경부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PD 제도의 중요성과 공정위 제재가 국채시장에 미칠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법 위반이 최종 확정되면 해당 금융회사들의 PD 자격 정지나 취소 여부는 재경부가 별도로 판단하게 된다. 공정위는 PD 자격과 관련해 재경부가 상당한 재량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징금은 얼마나 될까
▶공정위는 구체적인 과징금 규모에 대해 “전원회의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심사관은 담합의 영향을 받은 국고채 낙찰금액 약 76조2000억원을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매출액으로 산정했다. 입찰담합은 법령상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하고, 이번 사건은 PD들이 국고채를 구매하는 입찰이어서 낙찰금액을 기준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위반행위가 발생한 당시 고시상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의 부과기준율은 10.5~20%다. 관련매출액 76조2000억원에 최고 부과기준율 20%를 적용하면 과징금은 약 15조원이다.

이는 가능한 부과기준율을 단순 적용한 계산일 뿐 확정된 과징금은 아니다. 공정위 전원회의는 법 위반 여부와 행위의 중대성, 각 회사의 가담 정도, 시장 파급효과와 재무 상태, 가중·감경 사유 등을 종합해 최종 과징금을 결정한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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