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병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와 추유성 연세대 원주의과대학 정밀의학과 박사 연구팀은 딥러닝 기반 AI를 이용해 손발톱 흑색종과 양성 흑색조갑증을 구별하는 진단 보조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흑색조갑증은 손발톱에 검은색이나 갈색의 줄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대부분 양성이지만 일부는 피부암인 손발톱 흑색종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초기 손발톱 흑색종은 양성 병변과 외형이 비슷해 숙련된 피부과 전문의도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손발톱 기질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검사 과정에서 영구적인 손발톱 변형이나 미용·기능적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어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조직검사를 미루고 경과를 관찰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흑색종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손발톱 흑색종 환자 122명과 양성 흑색조갑증 환자 172명 등 총 294명의 임상자료를 이용해 딥러닝 기반 AI 모델을 개발했다. 소아 흑색조갑증은 성인과 임상 양상이 달라 AI 학습에서 제외했다. 동일 환자의 사진이 학습과 평가에 중복 사용되지 않도록 데이터도 환자 단위로 분리했다.
분석 결과 가장 우수한 AI 모델의 AUROC는 0.954를 기록했다. AUROC는 AI가 흑색종과 양성 병변을 얼마나 잘 구별하는지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판별 성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다른 의료기관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 외부 검증에서도 성능이 유지됐다.
AI가 의료진의 실제 진단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피부과 전문의와 전공의에게 같은 증례를 AI의 도움 없이 진단하게 한 뒤 AI 분석 결과를 참고해 다시 판단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의료진의 전체 진단 정확도는 70%에서 80.8%로 10.8%포인트 높아졌다. 피부과 전공의에서 정확도 향상 폭이 가장 컸으며, 의료진 간 진단 일치도도 개선됐다.
연구팀은 AI가 피부과 전문의의 판단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검사가 필요한 고위험 환자를 선별하고 의료진의 진단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병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 임상에서 활용 가능한 진단 보조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손발톱 흑색종 조기 진단을 통해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불필요한 조직검사 감소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