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5일 (6)
98만뷰 ‘수출 프렌즈’ 고민 듣는 ‘나우들’…관가 캐릭터 열전[쿡~세종]

98만뷰 ‘수출 프렌즈’ 고민 듣는 ‘나우들’…관가 캐릭터 열전[쿡~세종]

산업부, 이름 공모 유튜브 이벤트 예정
에너지 품은 기후부…보라색 새 식구
춤추는 재경부 고양이 등 정책 홍보 활약

승인 2026-08-15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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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부 유튜브 캡처
산업통상부 유튜브 캡처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 뷰티, 바이오. 대한민국의 대표 수출품들이 눈과 입을 달고 캐릭터로 변신했다. 아직 이름도 없는 이들은 ‘수출 프렌즈’로 불린다. 지난 5월 처음 등장했는데 예상 밖의 인기를 끌자 산업통상부가 아예 국민에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나섰다.

캐릭터로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는 산업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 정부 홍보의 주인공이 보도자료와 브리핑이었다면 이제는 고양이가 춤을 추고 반도체와 자동차가 말을 건다. 기후·환경·에너지 캐릭터들은 국민의 고민을 함께 걱정하고 해결책까지 찾아준다. 관가의 정책 홍보 방식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14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산업부는 을지연습(8월18~21일)이 끝난 뒤 유튜브 이벤트를 통해 반도체, 선박, 자동차, 뷰티, 바이오 등 ‘수출 프렌즈’ 5종의 이름을 공모할 예정이다.

수출 프렌즈는 처음부터 정부 공식 캐릭터로 기획되지 않았다. 정부 출범 1주년 성과 영상을 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탄생했다. 한미 통상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연간 수출 7000억 달러를 달성하고 세계 수출 5위 수준으로 올라선 성과를, 국민에게 쉽고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주요 수출품에 얼굴을 붙였다.

반응은 산업부 예상을 뛰어넘었다. 캐릭터가 처음 등장한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98만회, 인스타그램은 32만회를 기록했다. 댓글도 1800여개가 달렸다. 산업부 관계자는 “억지로 콘셉트를 만들거나 의미를 부여해 만든 캐릭터가 아니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좋아해줬다”며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름 공모를 시작으로 수출 프렌즈를 정책 홍보에 계속 활용할 계획이다. 지역 혁신산업을 알리기 위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청춘 남녀 가상 캐릭터 ‘수진’과 ‘지훈’도 있다. 수출 프렌즈가 귀여움을 담당한다면 수진과 지훈은 ‘설렘’ 담당이다. 지역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두 청년의 이야기를 연애 서사로 풀어낸다.

유튜브 간판도 바꿀 예정이다. 현재 채널명은 ‘산업통상TV’다. 내부 직원들에게 새 이름을 공모한 결과 약 200개의 후보가 들어왔다. 산업부 관계자는 “가장 우군일 것 같지만 가장 무관심한 계층이 내부 공무원”이라며 “공무원답게 착하디착한 이름들이 약 200개 모였다”고 귀띔했다. 산업부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의 의견까지 받아 새 이름을 결정할 예정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유튜브 캡처
기후에너지환경부 유튜브 캡처
산업부에 수출 프렌즈가 있다면 기후에너지환경부에는 알록달록한 ‘나우들’(NOW)이 있다. 기후변화(빨강), 물(파랑·하늘색), 환경보건(노랑), 자연보전(초록), 자원순환(주황) 등 정책 분야를 색깔별 캐릭터로 만들었다. 여기에 기후부 출범 이후 에너지를 상징하는 보라색 나우가 새롭게 합류했다. 조직개편으로 에너지 정책이 기후부로 넘어오자 캐릭터 세계에도 새 식구가 들어온 셈이다.

여섯 나우가 한자리에 모인 모습은 공교롭게도 김성환 기후부 장관의 별명을 떠올리게 한다. 김 장관은 자신의 별명을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형제’라고 소개할 만큼 기후·에너지 정책 홍보에 적극적이다. 다섯 색깔의 환경 나우에 보라색 에너지 나우까지 가세하면서 ‘독수리 오형제’ 못지않게 캐릭터 세계도 제법 화려해졌다.

나우들의 역할은 단순히 정책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유튜브와 웹드라마 ‘지구의 나우들’에서는 사람들이 가진 기후·환경·에너지 고민을 듣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주는 친구들로 등장한다. 어려운 환경정책을 캐릭터들의 대화와 일상 속 이야기로 풀어내는 방식이다.

캐릭터의 생김새와 역할에서는 한때 보험 광고로 친숙했던 ‘걱정인형’도 떠오른다. 걱정인형은 과테말라 전설에서 유래한 작은 인형으로, 잠들기 전 고민을 털어놓으면 걱정을 대신 가져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동글동글한 모자를 쓴 나우 굿즈도 수공예 걱정인형과 닮은 구석이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기후·환경·에너지 고민을 듣고 해결책을 함께 찾는다는 콘텐츠 속 역할이 묘하게 겹친다.

재정경제부 인스타그램 캡처
재정경제부 인스타그램 캡처
다른 부처에도 저마다의 캐릭터가 있다. 재정경제부 유튜브에서는 고양이 ‘모모’와 ‘페페’가 춤을 추며 외환시장 24시간 개장을 알린다. 농림축산식품부에는 ‘새농이’, 해양수산부에는 ‘해랑이’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정소년·공정소녀’, 행정안전부의 ‘다행이·부리부리’도 정책 홍보에 나선다. 국토교통부에서는 ‘국토’의 토를 딴 ‘토토’와 ‘교통’의 통을 딴 ‘통통’이라는 고양이 콤비가 활동한다.

세종=김태구 기자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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