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는 다음 달 초 비대면진료 대상과 처방 기준 등 개정 의료법에서 위임한 내용을 담은 하위법령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하위법령에 어떤 기준이 담기느냐에 따라 비대면진료의 실제 운영 범위가 달라지는 만큼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차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이견은 지난 13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비대면진료 관련 의료법 하위법령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토론회에는 플랫폼 업계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해 하위법령의 설계 방향을 논의했다.
대한약사회는 비대면진료가 대면진료를 대신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료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환자를 지원하는 보완적 수단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취약지역 주민이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 등 대면진료를 받기 어려운 사람을 중심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보현 대한약사회 정책이사는 재진 인정기간과 초진 처방에 구체적인 제한을 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같은 질환으로 90일 이내에 다시 진료받는 경우에만 재진으로 인정하고,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비대면 초진에서는 처방일수를 최대 7일로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급성질환은 3일 처방을 권고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초진에서 처방할 수 있는 의약품의 범위도 제한해야 한다고 봤다. 탈모·여드름 치료제를 비롯해 먹는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제, 항응고제, 면역억제제 등 오남용이나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의약품을 제한 대상으로 제안했다.
민간 플랫폼에 대한 관리 필요성도 강조했다. 진료비가 저렴하거나 비대면 환자를 많이 진료하는 의료기관이 플랫폼 상단에 노출되면 환자가 원하는 처방을 빠르게 제공하는 의료기관으로 쏠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약사회는 환자가 이전에 대면진료를 받은 의료기관이나 거주지와 가까운 의료기관을 먼저 확인할 수 있도록 플랫폼의 노출 기준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플랫폼 업계는 하위법령으로 일률적인 제한을 두기보다 의료인이 확보한 환자 정보와 임상적 판단을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은 초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방일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의료인이 환자의 진료·복약 이력 등을 확인해 상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면 처방기간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약류와 오남용 우려 의약품을 제외한 다른 의약품의 처방도 의료인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이나 건강정보고속도로를 연계해 의료인이 환자의 진료와 투약, 건강검진 이력을 확인하도록 하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의료기관별 비대면진료 시행 비율에 일률적인 상한을 두는 방안에도 반대했다. 원격의료산업협의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부문과의 면담 내용을 근거로 비대면진료 비율 상한이 국제적으로도 이례적인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행 결과와 이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양측의 입장차는 비대면 초진의 처방 기준에서 가장 뚜렷하다. 플랫폼 업계는 의료인이 환자 정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면 처방일수 제한에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약업계는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문제를 먼저 보완하고 제도가 안정된 뒤 단계적으로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보고 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초진 처방일수 제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의사가 충분한 진료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면 일률적인 제한에서 예외를 인정해 의료진이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업계 관계자는 “시범사업에서 나타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법제화와 하위법령 마련이 추진되는 것”이라며 “제도를 먼저 안정시킨 뒤 필요하다면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