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서대문구 한 장례식장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A(17)군의 빈소가 차려졌다. A군의 친구 B군이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아직은 어색한 검은 정장을 입은 B군의 눈이 빨갛게 부어있었다. B군은 A군을 회상했다. 그는 “친구는 공부만 하던 학생이었다”면서 “한 달에 한두 번만 놀 정도였다.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던 착한 친구였다”고 말했다.
B군은 A군과 고등학교 기숙사 생활을 같이했다. 갑작스럽게 친구를 잃은 B군은 앞으로 A군을 못 본다는 사실에 힘들어했다. B군은 “추억을 함께 오래오래 쌓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너무 슬프고 아쉽다”며 울먹였다.
사고 현장과 가장 가까운 한남동 한 장례식장에도 희생자들의 빈소가 차려졌다. 침통한 분위기 속 근조화환과 장례용품을 나르는 인부들만이 분주히 움직였다. 한순간에 자식을 잃은 어머니는 연신 “아이고 내 새끼 어떡해”라는 말만 반복하며 절규했다. 떠나간 희생자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하는 소리도 간간이 들려왔다.
다른 빈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강남구 일원동의 한 장례식장에는 조문객들이 할 말을 잃은 채 서 있었다. 비보를 듣고 온 이 모두 침통한 표정이었다. 빈소 앞 전광판에 앳된 얼굴이 뜨자 누군가 “아이고” 한 마디를 뱉었다. 근처에 있던 조문객들이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29일 오후 10시17분 이태원 해밀턴호텔 인근 좁은 내리막길에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인명 피해는 31일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 등 총 303명이다. 피해자 대다수는 10대~20대로 파악됐다. 참사 당시 좁은 골목길에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들어찼다. 사람들이 5~6겹으로 넘어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태원 참사 사망자는 서울과 경기지역 46개 병원으로 이송돼 안치됐다. 동국대 일산병원에는 시신 14구가 이송됐고, 희생자 1명만 이곳에서 빈소를 마련했다. 순천향대병원에는 시신 6구가 안치됐고, 이 가운데 2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신촌 세브란스병원에는 7명, 서울 보라매병원에는 2명, 서울대병원에는 1명의 빈소가 꾸려졌다.
최은희, 민수미 기자 joy@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