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신설한다.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만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이 생애 최초로 전용면적 85㎡ 이하, 4억원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집값의 최대 80%까지 대출해주는 정책모기지다. 소득 요건은 연 7000만원 이하로 설정할 예정이다. 일반 보금자리론 금리(현 4.90~5.20%)보다 약 2%포인트(p)가량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정부는 해당 상품으로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빌라·다세대·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를 먼저 구입한 뒤 향후 더 나은 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핵심은 월세를 납부하는 수준으로 집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며 “비아파트를 통해 자가를 마련한 뒤 더 큰 집으로 옮겨갈 수 있는 징검다리로 활용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가격 상한을 4억원으로 정한 것은 청년의 상환 부담과 실제 선호 주택 가격을 고려한 결과라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금융위는 월세 80만~100만원 정도를 내는 수준에서 원리금을 부담할 수 있는 주택가격을 따져봤으며, 서울 소형 오피스텔 평균 가격이 약 4억원, 수도권은 약 3억원 수준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2억5000만원짜리 비아파트를 구입하면서 LTV 80%를 적용받아 2억원을 대출받고, 30년 만기에 연 3%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월 원리금 상환액은 약 85만원이다. 비아파트 평균 월세 약 80만원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금융당국 구상이다.
하지만 청년층의 반응은 싸늘하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79.7%가 생애최초 주택으로 아파트를 선호하는 반면, 비아파트 자가 비율은 4.5%에 불과하다. 가격 상승 격차도 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41% 오른 반면, 연립주택은 0.12% 상승에 그쳤다.
환금성 부족으로 인한 ‘갈아타기 실패’ 우려도 크다. 정부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이용 후 추후 아파트를 구매할 때도 ‘생애최초 LTV 우대’를 한 번 더 적용받을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뒀다. 다만 이 혜택을 받으려면 기존 비아파트를 먼저 처분해 무주택자가 되어야 한다. 거래가 드물고 감정평가가 어려운 비아파트 특성상 제때 매도하지 못하면 자금과 기존 대출에 발이 묶여 상향 이동이 불가능해진다. 금융위도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그럴 수 있다”며 한계를 일부 인정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상황에서 섣부른 매입 유도가 위험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직장인 정원근(32)씨는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명의가 아니라 자산 형성과 주거 상향이 가능한 주택”이라며 “정책을 만든 이들이 정작 자기 자녀에게 빌라 매입을 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경기도 오산에 거주하는 김민혜(31)씨 역시 “정책금리가 아무리 낮아도 결국 중요한 것은 매입하는 주택의 자산가치와 환금성”이라며 “빌라나 오피스텔을 샀다가 향후 처분하지 못하면 아파트로 갈아타기 위한 종잣돈 자체가 묶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적용되는 대출 규제와의 형평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청년층이 아파트를 매입하고 싶어도 수도권·규제지역의 일반 LTV는 40% 규제가 유지돼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는 주장이다.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김창래씨는 “청년 주거 문제를 해결한다면서 한쪽에서는 버스를 주거 대안으로 제시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빌라·오피스텔 매입을 지원하겠다고 하니, 청년 입장에서는 ‘아파트는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이냐’는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주거 상향 이동 가능성까지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윤덕기 금융위 거시금융팀장은 “생애최초 혜택은 무주택 상태에서 이용 가능한 만큼, 개인 계획에 따라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선택적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수요가 적은 비아파트 위주의 공급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수요 없는 공급이어도 된다”며 “수요가 있는 일부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 역시 정부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