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심은 추가 환원의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40조원 규모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선 만큼 향후 배당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환원 구성을 조정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한 대규모 설비투자도 이어지고 있어 늘어난 현금을 자사주와 배당, 투자 사이에서 어떻게 배분할지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40조43억4000만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장내에서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8일 종가 166만2000원을 기준으로 산정한 취득 예정 주식은 2407만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약 3.3%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기로 했다. 기존 FCF의 ‘50% 범위 내’였던 환원 기준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자사주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FCF ‘50% 이상’ 환원…얼마까지 돌려줄까
추가 환원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난 현금창출력이 있다. 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의 현금창출력이 빠르게 개선된 데다 주주환원 기준을 기존 FCF의 ‘50% 범위 내’에서 ‘50% 이상’으로 상향했기 때문이다.
시장 예상도 뛰어넘었다. 하나증권은 당초 올해 SK하이닉스의 전체 주주환원 규모를 40조~60조원, 이 가운데 자사주 매입을 20조~30조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에 자사주 매입·소각만 40조원이 결정됐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환원 정책도 공유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규모를 상회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향후 FCF 전망을 감안하면 추가 환원 여력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7년 SK하이닉스의 FCF를 250조~300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 경우 125조~150조원의 주주환원이 도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10% 이상의 주주환원수익률이 가능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하나증권의 전망은 이보다 높다. 김록호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FCF를 올해 165조4000억원, 2027년 314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2027년 전망치에 50%를 적용하면 약 157조원이다.
다만 이 같은 수치가 곧바로 추가 환원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들이 추정한 FCF에 50%를 적용해 산출한 이론적인 규모인 데다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은 2027년 한 해가 아닌 2025~2027년 누적 FCF를 기준으로 한다. 실제 환원 규모와 시기는 향후 실적과 투자 규모, 회사가 유지하려는 적정 현금 수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는 점은 변수다. SK하이닉스는 적정 순현금 규모를 대략 2년치 설비투자(CAPEX)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앞서 100조원 수준을 언급한 바 있지만, 투자 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필요한 현금 수준 역시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한 생산능력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현금창출력이 늘더라도 이를 모두 주주환원에 투입하기는 어렵다.
SK하이닉스 “자사주 더 많이”…배당을 얼마나
SK하이닉스는 향후 주주환원에서도 자사주 매입·소각에 무게를 둘 방침이다. 회사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되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더 크게 가져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배당 확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설명회에서 특별배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3분기 실적 발표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답했다. 추가 환원 규모와 방식은 오는 10월 말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구체화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선 추가 환원이 배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규모에 대한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위원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 크게 했다”면서도 “FCF 등을 고려하면 향후 추가 배당 규모는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배당의 ‘불가역성’도 배당 규모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배당은 한번 크게 늘리면 다시 낮추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향후 배당을 줄일 경우 시장에서 주주환원 정책이 후퇴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회사 입장에서도 배당을 큰 폭으로 늘리는 데 부담이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추가 환원에서는 올해처럼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보다는 배당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배당의 불가역성을 고려하면 시장이 기대하는 만큼 배당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주주환원 규모 자체도 중요하지만 늘어나는 현금을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성장투자에 어떻게 배분할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번 40조원 자사주 매입·소각 이후 추가 환원의 규모와 방식이 구체화되는 3분기 실적 발표가 향후 자본배분 정책의 방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