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4일 (5)
‘임상시험’ 가장해 42억 리베이트…의료기기업체·교수 6명 기소

‘임상시험’ 가장해 42억 리베이트…의료기기업체·교수 6명 기소

스텐트 시술 환자 등록하면 1명당 20만~115만원
검찰 “시판 후 임상시험 악용한 신종 리베이트”

승인 2026-07-31 10: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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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검찰청. 남동균 기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남동균 기자
시판 후 임상시험을 명목으로 대학병원 교수들에게 42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의료기기 제조업체 관계자와 이를 수수한 교수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훈)는 의료기기법·공정거래법 위반과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심혈관용 스텐트 제조·판매업체 법인과 대표이사, 전직 이사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비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는 대학병원 교수 6명도 의료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업체는 2016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국 53개 대학병원에 자사 심혈관용 스텐트의 시판 후 임상시험을 제안하고 연구비 명목으로 총 42억원을 지급한 혐의를 받는다.

시판 후 임상시험은 판매 중인 의료기기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실제 의료 현장에서 검증하는 제도다. 업체는 병원이 자사 스텐트를 환자에게 시술한 뒤 임상연구 대상자로 등록하면 환자 1명당 20만~115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해당 임상시험이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판단했다. 연구비는 결과보고서나 논문 작성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됐으며,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업체 직원이 임상시험 기록을 대신 작성한 사례도 확인됐다.

기소된 교수들은 연구비 명목으로 적게는 약 4000만원에서 많게는 4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가운데 한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아내 명의의 판매대리점 법인을 세워 실제 업무를 하지 않고도 수수료 명목으로 약 7억78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해당 업체의 부당한 고객 유인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8700만원을 부과했다. 이후 보건복지부가 수사를 의뢰했고, 검찰은 지난 4월 업체와 대학병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시판 후 임상시험이라는 공적 제도를 이용해 의료기기 거래를 유도한 신종 리베이트 수법을 밝혀낸 최초 사례”라며 “의료시장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불법 리베이트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전재훈 기자 jj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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