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는 20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경찰청과 국세청,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주요 시중은행 등이 참여한 ‘제2차 보이스피싱 근절 협의회’를 열고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ASAP)의 운영 현황과 향후 과제를 점검했다.
ASAP은 금융회사가 보유한 보이스피싱 의심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은행권의 보이스피싱 의심 정보 46만3000건이 공유됐다. 이를 통해 7009건의 계좌 지급정지 조치가 이뤄졌고, 663억6000만원 규모의 피해를 사전에 차단했다.
출범 12주 만인 지난 1월 말 기준으로는 정보공유 건수가 14만8000건, 지급정지 계좌가 2705개, 피해 방지액이 186억5000만원이었다. 이후 반년 만에 정보공유 건수는 3배 이상, 지급정지 계좌는 2.6배, 피해 방지액은 3.5배 이상으로 늘었다.
법적 근거 뒤늦게 마련…통신·수사정보 활용 본격화
앞으로는 기관 간 정보 결합이 확대되면 지급정지와 피해 차단 건수도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주로 은행권이 보유한 계좌와 거래 정보를 활용해 거둔 것이다. ASAP은 기관 간 정보공유를 뒷받침할 명시적인 법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출범했다. 이 때문에 정보공유에 참여하는 기관이 금융회사로 제한됐고, 통신사와 수사기관이 보유한 전화번호와 악성 앱 관련 정보는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관련 내용을 담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은 올해 1월15일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 법률과 시행령은 ASAP 출범 약 9개월 만인 이달 4일부터 시행됐다.
법 시행에 따라 금융회사와 통신사, 수사기관은 정보 주체의 개별 동의 없이도 보이스피싱 의심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금융회사가 보유한 의심계좌 정보에 통신사의 범죄 의심 전화번호와 수사기관의 원격제어 악성 앱 설치 정보 등을 결합해 분석하는 방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4일) 법 시행 직후부터 통신사들은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전화번호 등 100여건의 정보를 ASAP에 공유하기 시작했다”며 “관련 기관들은 이를 이상 금융거래 탐지 시스템 (FDS)과 연계하여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의심계좌·악성 앱·신규 개통 정보 결합해 송금 차단
협의회에서는 금융회사와 통신사가 자발적으로 추진해 온 보이스피싱 대응 협업 사례도 소개됐다. 우리은행은 전기통신금융사기와 자금세탁 범죄가 복합적으로 얽히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이상금융거래탐지(FDS) 부서와 자금세탁방지(AML) 부서의 데이터와 업무체계를 연계했다. 이를 통해 지난 3월 말부터 7월까지 AML 시스템이 포착한 다른 은행의 의심계좌 정보 576건을 ASAP에 공유했다.
LG유플러스는 경찰·은행과 함께 악성 앱 제어 서버 탐지시스템을 활용해 고객이 대출받은 돈을 범죄 조직에 송금하려던 피해를 사전에 막았다. 우리은행과 LG유플러스는 2025년 8월 업무협약을 맺고 범죄 수법 공유와 피해 예방 체계 구축 등을 추진해 왔으며, 개정법 시행을 계기로 금융·통신 분야의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ASAP의 가장 큰 의의는 기술적 플랫폼 자체보다 그간 서로 단절돼 있던 금융·수사·통신 분야가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방식을 통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어 실질적으로 협업하게 되었다는 것”이라며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점검과 제도개선을 병행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