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팝에 K뷰티, K푸드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복판에 ‘K’가 총출동했다. 낮에는 한국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고 K푸드를 맛보며 여러 K컬처를 넘나들고, 해가 지면 수만 명이 K팝 무대에 함께 열광했다. 어느 하나의 ‘K’를 골라 즐기는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 한국의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경험하는 축제. 올해 ‘KCON LA 2026’이 내건 ‘KCON, 놀자’가 현장에서 펼쳐졌다.
15일(현지시간) 찾은 KCON은 낮과 밤을 아우르는 축제로 꾸려졌다. 낮에는 LA 컨벤션센터에서 아티스트 스테이지와 K뷰티·K푸드·K콘텐츠 체험이 진행됐고, 저녁에는 인근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K팝 본공연이 이어졌다.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열린 KCON은 2012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후 누적 오프라인 관객 235만명을 기록했다.
현장에서는 서로 다른 ‘K’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허물어졌다. 아티스트 무대를 본 팬들은 공연 사이 K뷰티 제품을 체험하고 K푸드를 맛봤다. 관심 있는 콘텐츠를 따라 부스를 찾았다가 또 다른 한국 문화를 접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아르헨티나인 발렌티나(28·여)는 평소 한국 화장품을 즐겨 사용한다고 했다. 그는 “피부가 민감해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온라인으로 구매했다가 피부에 맞지 않으면 반품해야 하는데 직접 써보고 고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K팝을 계기로 한국 문화 전반에 빠져든 팬도 있었다. 제시카(20·여·미국)는 약 5년 전 방탄소년단(BTS)을 계기로 K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뒤 관심사가 한국 문화 전반으로 넓어졌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BTS를 좋아하면서 시작했는데 이후 다른 아이돌도 찾아보게 됐다”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K뷰티나 한국 음식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은 일부 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CJ그룹이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 1000명을 포함한 12개국 7100명을 조사한 결과, 미국 소비자의 30%는 K푸드·K뷰티·K팝·K콘텐츠를 모두 경험했다. 두 개 이상을 경험한 비율은 75%에 달했다. 하나의 K컬처를 통해 형성된 관심이 푸드와 뷰티 등 다른 영역의 소비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한국과 물리적으로 거리가 먼 미국에서는 이처럼 여러 K컬처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의 의미가 컸다. 실제 LA는 미국 주요 도시 가운데 체험형 오프라인 접점의 영향이 가장 컸고, K푸드·K뷰티를 경험하는 데 있어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모르겠다’는 접근성 문제도 주요 장벽으로 꼽혔다. KCON은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팬들에게 흩어져 있던 K컬처를 한데 모아 직접 보고, 먹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낮 동안 각자의 취향을 따라 여러 ‘K’를 넘나들던 팬들은 해가 지자 다시 K팝으로 모였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본공연이 시작되자 수만 명의 관객이 객석을 메웠고, 아티스트가 등장할 때마다 큰 함성이 쏟아졌다.

KCON은 이제 K팝 공연을 넘어 K컬처 전반을 경험하는 접점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콘텐츠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된 팬이 현장에서 화장품을 써보고 음식을 맛보면서 관심은 실제 경험과 소비로 이어졌다. K팝이 팬들을 불러 모으는 출발점이라면, K뷰티와 K푸드는 그 관심을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하는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글로벌 팬들이 이제 K팝이나 K콘텐츠 한 분야만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K뷰티와 K푸드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함께 경험하고 있다”며 “KCON도 아티스트 공연을 중심으로 다양한 K컬처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