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 영향으로 의료 지원이 전체 현물복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반면 저출생으로 교육과 보육의 비중은 감소했다. 현물복지를 소득에 반영할 경우 지니계수와 상대적 빈곤율도 크게 낮아져 정부가 제공하는 의료·교육 등 공공서비스가 소득 재분배에도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사회적현물이전을 반영한 소득통계 작성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가구당 사회적현물이전소득은 평균 926만원으로 전년보다 0.4% 증가했다.
사회적현물이전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가구 또는 개인에게 현금 대신 상품이나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복지를 뜻한다. 건강보험을 통한 의료비 지원과 무상교육·보육, 국가장학금, 에너지 바우처 등이 대표적이다. 가구에 현금이 직접 지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구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정부가 대신 지출해 실질적인 가용소득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2024년 평균 가구소득은 7427만원으로 사회적현물이전소득은 이 가운데 12.5%에 해당했다. 사회적현물이전을 더한 조정가구소득은 8353만원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다만 가구소득 대비 사회적현물이전소득 비율은 하락세다. 2022년 13.6%에서 2023년 12.8%, 2024년 12.5%로 낮아졌다. 가구소득 증가 속도가 현물복지 증가 속도보다 빨랐던 영향이다.
저소득층 소득 절반 가까이 보완…고소득층은 교육 혜택 커
소득 수준별로 보면 현물복지가 기존 소득을 보완하는 효과는 저소득층에서 두드러졌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사회적현물이전소득은 평균 727만원으로 가구소득 1552만원의 46.8%에 달했다. 현금소득 외에 정부가 의료·교육 등의 형태로 가구소득의 절반에 가까운 서비스를 제공한 셈이다.
소득분위별 사회적현물이전소득은 2분위 681만원, 3분위 867만원, 4분위 1100만원, 5분위 1253만원이었다. 절대적인 혜택 규모는 소득 상위 20%인 5분위가 가장 컸지만 가구소득 대비 비율은 7.2%에 그쳤다.
가구소득 대비 현물이전 비중은 1분위 46.8%, 2분위 19.0%, 3분위 14.9%, 4분위 12.4%, 5분위 7.2%로 소득이 낮을수록 높았다. 다만 이 비율은 전년과 비교해 모든 소득분위에서 하락했다.
현물복지의 구성에도 소득계층별 차이가 뚜렷했다. 1분위에서는 의료가 사회적현물이전소득의 88.0%를 차지했고 2분위에서도 의료 비중이 67.1%에 달했다. 반면 4분위와 5분위에서는 교육 비중이 각각 51.3%, 57.0%로 의료보다 높았다.
고령화에 의료 52.8%…저출생에 교육·보육 감소
전체 사회적현물이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의료였다.
2024년 가구당 의료 분야 사회적현물이전은 평균 488만원으로 전체의 52.8%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3.5% 증가하면서 구성비도 2023년 51.2%에서 1.6%포인트 상승했다.
교육은 평균 377만원으로 전체의 40.7%를 차지했다. 보육은 32만원으로 3.5%, 기타 바우처는 28만원으로 3.0%였다. 의료와 교육을 합친 비중만 93.5%에 달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교육은 3.4%, 보육은 7.2% 감소했다. 구성비 역시 교육은 42.3%에서 40.7%, 보육은 3.8%에서 3.5%로 낮아졌다. 반면 기타 바우처 비중은 2.7%에서 3.0%로 높아졌다.
국가데이터처는 고령화로 노인 요양급여 등을 포함한 의료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저출생으로 영유아와 학령인구가 줄면서 교육·보육의 비중이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령별로는 자녀 교육비 부담이 집중되는 40대 가구의 현물복지 규모가 가장 컸다.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사회적현물이전소득은 평균 1499만원으로 50대 974만원, 60대 이상 797만원, 39세 이하 572만원보다 많았다.
분야별로는 39세 이하 가구에서 보육, 40대에서는 교육, 60대 이상에서는 의료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현물복지 규모도 증가해 1인 가구 354만원에서 4인 가구 1914만원, 5인 이상 가구는 3019만원으로 늘어났다.
현물복지 반영하자 지니계수 0.044↓…은퇴층 효과 가장 커
정부의 현물복지는 가계 부담을 덜어주는 데 그치지 않고 소득 불평등과 빈곤을 완화하는 효과도 나타냈다.
2024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을 기준으로 한 지니계수는 0.325였지만 사회적현물이전을 소득에 포함한 균등화 조정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는 0.281로 0.044 낮아졌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평등하다는 의미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배율도 현물이전 반영 전 5.78배에서 반영 후 4.33배로 1.45배포인트 낮아졌다. 은퇴연령층에서는 6.90배에서 4.30배로 2.60배포인트 개선돼 전체 평균보다 효과가 컸다.
상대적 빈곤율 역시 15.3%에서 10.5%로 4.8%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7.7%에서 25.7%로 12.0%포인트 낮아져 개선 폭이 가장 컸다. 아동층도 9.5%에서 1.7%로 7.8%포인트 떨어졌고 근로연령층은 10.3%에서 8.1%로 2.2%포인트 하락했다.
지니계수 개선 효과를 분야별로 보면 의료의 영향이 가장 컸다. 의료 부문만 사회적현물이전에 반영했을 때 지니계수는 0.295로 교육 0.312, 보육 0.323, 기타 바우처 0.324보다 낮았다. 은퇴연령층에서는 의료, 아동층에서는 교육의 소득분배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결국 현물복지는 저소득층과 은퇴연령층의 실질적인 소득을 보완하면서 계층 간 소득 격차와 빈곤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정책 수요의 중심은 의료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통계는 국가승인통계가 아닌 실험적통계다. 사회적현물이전은 국가마다 정책 범위와 가치평가 방식 등이 달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식 소득통계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국가데이터처는 향후 전문가와 이용자 의견을 수렴하고 작성 방법과 결과의 타당성·신뢰성을 점검해 국가승인통계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진수 기자 rokmc4390@kukinews.com
















































